허들 더 낮게·보장 더 길게...생보사 암주치 차별화로 승부수

최소 치료비 보장기준 완화, 한화 500만원·농협 300만원부터

여지훈 승인 2024.08.13 06:01 | 최종 수정 2024.08.13 06:56 의견 0

생명보험사들이 '암주요치료비' 담보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양새다. 손해보험사에 비해 후발주자인 만큼 보장 대상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했다는 해석이다. 암주요치료비는 암 진단후 암 주요치료(수술·항암약물·항암방사선)시 치료비를 보장하는 담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생명, 농협생명, KB라이프가 기존 암주요치료비와 차별성을 강조한 담보를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사 상품 대비 최소 치료비 보장 기준을 낮추거나 보장기간을 늘림으로써 보장 대상 범위를 확대한 게 특징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암주요치료비는 통상 정액보장과 비례보장으로 나뉜다. 정액보장은 실제 발생비용과 무관하게 암 주요치료만 받으면 보험금을 지급한다. 비례보장은 종합병원에서 암 주요치료시 연간 치료비 총액이 1000만원 이상일 경우 구간별로 정액금액을 보장한다. 연간 치료비 총액이 2400만원 나왔다면 2000만원, 4700만원이 나왔다면 400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통상 정액·비례보장 모두 연간 1회씩 5년간 보장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일 비례보장 최소 가입금액을 500만원으로 완화한 '시그니처암치료비보험'을 선보였다. 보장받을 수 있는 최소 치료비 기준을 타사(1000만원)보다 절반 낮추면서 보장받을 수 있는 고객층을 넓혔다는 평가다. 가령 연간 암 주요치료비로 990만원이 나왔다면 타사 비례보장에선 보장이 안 됐지만 한화생명에선 500만원을 지급한다.

정액·비례보장의 보장기간을 10년으로 늘리면서 최대 보장금액은 정액보장(2억원)과 비례보장(10억원)을 합해 총 12억원에 이른다. 주요 손해보험사의 보장(6억원) 대비 2배에 달한다.

농협생명은 지난달 8일 비례보장 최소 가입금액을 300만원으로 낮춘 '암플러스NH치료보험'을 출시했다. 한화생명보다 보장 범위를 더욱 확대한 셈. 비례보장 기간도 10년으로 늘리면서 최대 보장금액은 10억원에 이른다. 보장범위도 수술·항암약물·항암방사선 치료비에 더해 모든 암 치료 관련 급여부분도 포함했다. 다만 정액보장을 없애면서 손해율 관리에도 신경 썼다는 평가다.

KB라이프는 이달 1일 정액보장과 비례보장 보험기간을 달리한 '내맘대로PICK!건강보험'을 내보였다. 비례보장은 연간 최대 1억원씩 5년간 최대 5억원을 보장하지만 정액보장은 보험기간을 10년으로 늘려 연간 최대 2000만원씩 최대 2억원을 보장한다. 앞선 두 보험사와 달리 비례보장 최소 보장금액은 통상의 1000만원을 유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암주요치료비가 암 보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라면서 "후발주자인 생보사로선 손보사 상품을 답습해 출시할 경우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어 "유사 상품이라도 경쟁 과정에서 다양한 위험률이 개발되고 신담보가 출시되고 있다"며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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