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인카금융서비스가 외형 성장과 함께 질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내부통제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며 조직 운영의 중심축을 다시 세운 게 배경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성장 과정에서 누적될 수 있는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는 이달 내부통제관리부문을 신설하고 김종명 전무를 초대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높아진 소비자 보호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외형 확대에 걸맞는 관리체계 구축이 필수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최근 회사는 자회사형 GA를 제외하면 업계 최초로 설계사 수 2만명을 돌파했다.
김 전무는 마케팅과 영업 등 본사와 현장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이 같은 경력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효적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규제 대응 차원을 넘어 현장 운영과 소비자 보호를 일관된 관리 체계로 엮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인카금융서비스의 내부통제 강화는 지난 2021년 소비자보호 총괄단 신설 이후 이어져 온 흐름이다. 회사는 같은 해 3월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선제 대응하며 불완전판매비율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신계약 리스크관리시스템 도입과 소비자 민원 처리 프로세스 개선 등을 통해 내부 관리 기준을 고도화하며 업계 전반의 관리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제도 환경 변화도 조직 신설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보험사의 GA 관리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했다. 가이드라인은 GA 판매위탁을 핵심 관리 리스크로 규정하고, 보험사가 이를 정량·정성 지표로 측정하도록 명문화했다. GA의 소비자 보호 실태와 위탁 업무 수행 과정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중요 리스크 인식 시 통제·경감·이전 등의 조치를 통해 전사적 위험수용 한도 내에서 관리하도록 요구했다.
내년에는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도 도입된다. 보험사가 위탁한 GA를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비율, 수수료 운영 등을 기준으로 1~5등급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평가 결과에 따라 보험사에는 지급여력비율상 패널티 또는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GA에서 중대한 불건전 영업행위나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GA뿐 아니라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보험사까지 연계 검사하는 체계도 적용된다.
이번 내부통제관리부문 신설 역시 GA 산업 전반에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이런 흐름 환경 변화와 맞물린 조치란 평가다. 내부통제를 조직 운영의 중심 축으로 삼아 리스크 관리와 외형 확대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인카금융서비스 관계자는 “GA 산업의 선도 기업으로서 책임 경영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라며 “투명하고 건전한 영업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내부통제 역량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중심의 경영 철학은 단순 규제 준수를 넘어 산업 신뢰도를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내부통제 강화가 영업 효율과 충돌하지 않도록 조율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GA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보호 성과를 지속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외형 성장과 내실 관리의 균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중장기 신뢰도와 재무 성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한편 회사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연매출 1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7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83억원에서 542억원으로 12.2% 늘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마케팅과 설계사 지원 강화 등을 병행하며 실적 확장과 운영 체력 확보에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