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정보 맘대로 사용해 영업한 보험사...수년째 제재 못한 이유는
금융당국 잦은 인사 영향...구체적 양정 규정 마련 중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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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3 09:50 | 최종 수정 2024.05.2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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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미온적 태도가 보험사의 신용정보법 위반에 대한 안일함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요 보험사의 신용정보법 위반에도 불구, 수년 째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게 배경이다. 구체적인 양정 규정이 없는데다 금융당국 내 잦은 인사로 인해 업무의 연속성이 깨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등 일부 보험사의 판매 자회사가 과거 계약자 동의 없이 본사의 고객 정보를 열람,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관련기사: [단독] 동양생명 개인신용정보 유출 논란, 한화·신한生 등 업계로 확산?]. 각 사마다 고객의 신용정보를 무단 사용한 방법이 다르다. 다만 금융당국은 문제점을 적발하고 법률적 검토까지 이미 끝낸 상황이다.
신용정보법에 따르면 신용정보이용·제공자(보험사)가 개인신용정보를 신용정보주체(고객)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제공한 경우, 또는 당초 제공받은 목적 외의 다른 목적으로 개인신용정보를 이용한 경우 연간 매출액의 최대 3%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다만 제재를 위한 구체적인 양정 기준이 미흡해 원활한 제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양생명 등도 고의성 및 시스템 문제 여부 등이 제재 수준을 책정하는 데 있어 쟁점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당국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용정보법 위반시 제재 수준은 고의성 유무나 과실 규모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구체적 규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감원도 임의로 과징금 수준을 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 고위관계자도 "보험사의 범법 행위시 감독당국은 소비자 피해, 시장 질서 교란, 회사 건전성 훼손 정도 등을 감안해 제재 수준을 가늠한다"면서 "당시 감독당국 내에서도 이를 고려하면 과징금 수준이 과하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행 신용정보법 시행령 제35조의3(과징금의 산정기준 등)에 따르면 보험사의 개인신용정보 무단 사용에 따른 기본과징금은 과징금부과 최고 한도 금액에 부과기준율을 곱한 금액으로 정한다. 부과기준율은 위반행위의 중대성 정도에 따라 금융위가 정해 고시한다.
기본과징금의 조정, 부과과징금의 결정, 과징금 부과 등에 필요한 세부기준도 금융위 고시 사항이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의결, 과징금 부과기준율 개선안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큰 틀일 뿐 사안별 적용 기준 및 제재의 소급 여부 등에 관한 사항은 여전히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수년간 금융당국 내 잦은 인사도 제재 지연에 한 몫 했다는 전언이다.
한 금융당국 출신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금감원 내에서 인사 이동이 잦았다"면서 "이로 인해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저하된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위 역시 인력난으로 양정 기준 작업이 더뎌지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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