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GA 외면한 교보생명...전속채널까지 축소
전속설계사 교보 2000명 감소 vs 신한 3000명 증가
GA업계, "비협조적 태도...업무 불통, 상품 판매 NO"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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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14:30 | 최종 수정 2024.05.1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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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영업채널 위축으로 인해 '빅3' 자리를 위협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전속설계사는 줄어드는 반면 법인보험대리점(GA) 등 신규 영업채널은 활성화되지 않는 게 배경이다. 최근 방카슈랑스(금융기관 내 보험판매) 채널 비중이 높아진 것도 영업채널 축소로 인한 신계약 감소를 방어하기 위한 고육책이란 시각이다. [관련기사: 교보생명, 매출 방어 고육책 방카만 확대...장기 수익성 확보 '부정적']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전속설계사 수는 2018년 말 1만5426명에서 지난해 말 1만3687명으로 5년 사이 2000명가량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619명(2만3661명→2만4280명), 신한라이프는 3066명(7283명→1만349명) 증가했다.
일명 '빅3(삼성·한화·교보)' 중 하나인 한화생명은 2021년 자회사형 GA인 한화금융생명서비스를 출범시키며 전속조직을 이관한 바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소속된 설계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만2609명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출범 전인 2020년 말 한화생명에 소속된 전속설계사 수(2만168명)보다 2500명가량 늘어난 셈이다.
교보생명은 전속 채널의 감소에도 GA 채널 확대에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교보생명이 대면 채널 중 GA 채널에서 거둬들린 초회보험료는 2.3%에 불과했다. 지난해 GA 채널 비중도 1.9%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삼성생명과 신한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들이 GA 채널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장에선 '교보생명이 GA를 무시한다'는 소리마저 들린다.
교보생명이 GA 채널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반면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초회보험료) 비중은 전체의 약 90%에 달한다. 신계약 대부분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의미로 업계는 해석한다.
한 대형 GA 상품담당자는 "빅3 중 교보생명만 여전히 전속 채널에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라면서 "GA 담당 지점장이나 총무 등과 연락이 안 돼 상품을 판매 못한 적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상품 개발이나 개정에 있어서도 반년 넘게 시장 조사하는 경우도 봤다"면서 "속도전이 생명인 GA 채널에서 상품과 영업 모두 도태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대형 GA 임원도 "교보생명은 자사 상품 판매를 전제로만 GA 설계사에 코드를 내주는 등 매우 비협조적이다"면서 "특판 등을 진행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GA에서도 교보생명 상품을 팔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교보생명 코드가 없는 GA 설계사도 매우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형 GA에서는 아예 교보생명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대형 GA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GA에 대한 관심도가 낮을 뿐더러 업무적 소통도 안 되는 것으로 유명하다"면서 "이에 회사 자체적으로 교보생명 상품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간간이 소수 지점이나 설계사가 판매하는 수준"이라면서 "전속 채널마저 쇠퇴한다면 고객 접근성은 갈수록 떨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교보생명은 소비자 보호가 최우선이란 입장이다. 이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경영 철학과도 일맥상통하다는 설명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GA 채널은 전속 채널에 비해 불완전판매 여지가 높고 본사의 영업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면서 "본사가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소비자에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통제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우수한 상품 경쟁력과 판매채널에 대한 교육 강화를 통해 소비자 보호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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