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매출 방어 고육책 방카만 확대...장기 수익성 확보 '부정적'

생보 방카 전체 매출의 35% 차지...빅3 위상까지 꺾이나

여지훈 승인 2024.05.13 13:27 | 최종 수정 2024.05.13 13:53 의견 0

교보생명이 신계약 감소 방어를 위한 고육책으로 방카슈랑스(금융기관 내 보험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된다면 '빅3'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주로 수익성이 낮은 저축성보험이 판매된다. 저축성보험은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 저마진 상품으로 분류된다. 생명보험업계 방카슈랑스 채널의 3분의 1이 교보생명에서 발생,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이미 신한라이프에 뒤처진 상황이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방카슈랑스 채널(대면 기준)에서 1조1620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기간 생보업계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발생한 초회보험료(3조3379억원)의 34.8%에 이르는 규모다.

[이미지=생명보험협회]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개인보험 신계약 중 저축성보험 비중은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일명 '빅3'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 2월까지 교보생명의 저축성보험 신계약 가입금액은 1조6170억원으로 전체 신계약의 28.9%에 달했다. 삼성생명(13.8%)과 한화생명(12.9%)과 큰 차이를 보인다.

절대적인 규모 면에서도 삼성생명(6937억원)과 한화생명(5717억원)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통상 방카슈랑스에서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이 저축성보험인 영향이 주효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에도 교보생명은 개인보험 신계약 중 28.4%가 저축성보험이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16.0%, 한화생명은 12.0%에 머물렀다. 현재 빅3 진입을 위해 바짝 뒤를 쫓는 신한라이프의 경우 신계약에서 저축성보험 비중은 0.01%에 불과하다.

교보생명은 미래 수익성 지표인 CSM에선 이미 신한라이프에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교보생명의 지난해 말 CSM잔액은 6조1154억원으로 신한라이프(7조1687억원)보다 1조원 이상 적었다. 전체 보험계약부채에서 CSM이 차지하는 비중도 신한라이프(15.7%)의 절반에 못 미치는 7.0%에 불과했다. 올해 2월 기준 양사 간 CSM잔액 차이는 여전히 1조원 가량을 유지했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거둬들일 것으로 기대되는 장래의 이익이다. CSM의 규모가 작다는 건 장래 보험부문에서 실현될 이익 규모가 적다는 뜻이다. 또 CSM이 보험계약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는 건 그만큼 수익성 높은 양질의 계약이 적다는 의미다.

지난해 도입된 IFRS17 아래 저축성보험은 저마진 상품으로 분류된다. 만기시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에 이자까지 얹어 돌려줘야 하는 탓이다. 참고로 보험연구원은 보장성보험 중 건강보험의 보험계약마진율(CSM/수입보험료 현재가치)이 저축성보험의 10~16배(예정이율 2.5% 적용시)에 이른다고 추정한 바 있다.

저축성보험은 당기이익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도 보장성보험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교보생명의 CSM 상각이익분은 4370억원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1조3677억원)과 한화생명(8877억원)은 물론 신한라이프(6968억원)보다 낮은 수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저축성보험만을 고수한 건 아니다"면서 "다른 상품군으로도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지만 저축성보험의 판매 실적이 유난히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보장성보험 라인업도 확대하고 있어 향후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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