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보험계약 유지율 업계 최고 'CSM 맑음'

주요 손보사 중 5년 유지율 '압도적 1위'

여지훈 승인 2024.05.03 06:00 의견 0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키를 잡고 항해한 메리츠화재 호(號)의 향후 성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보험료를 낮추고 인수심사(언더라이팅)를 완화해 판매했던 계약이 업계 최고수준의 유지율을 기록한 게 배경이다. 양호한 유지율은 보험계약마진(CSM)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61회차(5년) 유지율은 50.0%로 상위 5개사 중 선두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현대해상 45.5% ▲KB손보 43.0% ▲DB손보 42.5% ▲삼성화재 33.2% 순이다.

[사진=메리츠화재]

지난 2015년 김용범 부회장이 키를 잡은 이후 메리츠화재는 파격적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보험료를 낮추는 동시에 언더라이팅을 완화한 것. 보험업계는 메리츠화재의 파격 행보를 보고 손해율이 치솟아 향후 유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우에 그쳤다.

상품이 좋으니 갈아탈 이유가 없었다. 유사 상품으로 갈아태우는 승환계약도 철저히 관리한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작성·승환 계약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작성계약의 근본 원인인 차익 거래구조를 원천 봉쇄하고 승환계약에 대한 수수료 부지급 등 엄격한 패널티를 부과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보험계약 유지율은 과거 체결된 계약 중 정상 유지되고 있는 계약액의 비율이다. 유지율이 50%라면 과거 보험계약을 체결한 10명 중 5명이 보험계약을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앞서 5개 보험사 모두 13회차(1년) 유지율은 80% 이상으로 양호했지만 해가 갈수록 유지율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메리츠화재의 높은 유지율은 CSM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CSM잔액은 10조4687억원, CSM 상각이익은 1조698억을 기록했다.

한 보험회계 전문가는 "계약 유지율이 높을수록 신계약 유입으로 잡힌 CSM이 상각되며 이익으로 실현될 수 있다"면서 "보험손익을 늘리기 위해선 고마진 상품을 많이 파는 것만큼 유지율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유지율이 기존 가정보다 크게 낮아지는 경우 추정치 변동으로 인해 CSM을 조정해줘야 한다"면서 "이는 손실로 반영될 뿐 아니라 CSM잔액 감소로 향후 상각이익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거 메리츠화재는 2015년 김용범 전 부회장(현 메리츠금융 부회장) 취임 이후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바 있다. 2019년엔 장기보험에서 업계 1위 삼성화재와 경합을 겨루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영업 방식이 향후 유지율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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