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MG손보 인수전, JC-데일리 '특수관계인' 논란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JC파트너스 보험업 투자에 지속적 참여
JC플라워 진정성 의문...유효경쟁 성립 위해 참여 추측
신승현 대표, "MG손보 인수 관련해선 JC파트너스와 이해상충 관계"

여지훈 승인 2024.04.30 10:54 | 최종 수정 2024.04.30 20:04 의견 0

예금보험공사의 MG손해보험 예비인수자 선정이 논란이다. 예비인수자 중 하나로 선정된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가 MG손보 대주주(JC파트너스)의 특수관계인으로 추정되는 게 배경이다. 현행 보험업법 시행령상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금융사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없다.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까지 감안하면 공적기관으로서 예보가 무책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예보의 MG손보 예비인수자 선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MG손보 부실에 책임이 있는 대주주와 특수한 관계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표로 있는 데일리파트너스를 예비인수자로 허용한 것이 배경이다.

한 보험업계 인수합병(M&A) 전문가는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한때 JC파트너스에 의해 전문경영인으로 고용되는 등 관계를 지속해왔다"면서 "JC파트너스가 보험업을 하는데 있어 내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인물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어 "예보가 이를 외면하고 예비인수자로 적격 판단한 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사진=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

예보는 지난 19일 MG손보 공개매각에서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를 적격 인수자로 선정했다. 이들 2개사의 대주주 적격성, 사업계획의 적정성, 자금조달 계획심사 등을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예보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2개사 모두 자격을 갖춘 진성 투자자라고 판단해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신승현 대표와 JC파트너스의 연은 오래고도 깊다. 신 대표는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한 이후 MG손보 경영총괄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2020년 JC파트너스가 KDB생명 인수를 추진하던 과정에서는 차기 KDB생명 대표로 내정되기도 했다.

또 신 대표는 현재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리치앤코의 임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기준 리치앤코의 지분 중 약 37%를 JC어슈어런스플랫폼제1호유한회사가 보유했다. JC어슈어런스플랫폼제1호유한회사는 JC파트너스의 결성 펀드 중 하나다.

향후 공적자금 투입 가능성을 감안하면 예보가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성을 따지는 건 향후 MG손보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그간 수차례 입찰이 무산됐더라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기관이라면 예비인수자 선정에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또 다른 적격 예비인수자로 선정된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의 진정성도 의문이란 지적이다. 일각에선 JC플라워가 유효경쟁 성립을 위해 참여했을 것이란 추측마저 나온다.

앞선 보험사 M&A 전문가는 "JC플라워는 전 세계적으로 생명보험사 위주로 인수해온 사모펀드"라면서 "생명보험업 위주의 경험을 가지고 국내에서 손해보험업 인가를 받으려는 데 진전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짚었다.

한 금융당국 출신 관계자는 "금융당국도 JC파트너스와 신승현 대표의 관계를 모르진 않는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다만 심사를 얼마나 엄격히 진행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이어 "MG손보의 사정이 좋지 않은 만큼 금융당국도 심사 기준을 완화할 여지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승현 대표는 앞서의 논란이 추정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신 대표 본인이 JC파트너스와 오랜 관계를 이어왔다고 하더라도 이번 딜과 관련해서는 이해관계가 상충한다는 설명이다.

신승현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는 "외부로부터 수천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법인의 이익을 위해 인수전에 참여한다면 어떤 투자자도 투자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다수의 산하 펀드를 거느린 데일리파트너스가 다른 법인의 이익을 위해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과거 MG손보의 경영인으로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정상화시킬 자신도 있기에 참여한 것뿐"이라며 "오히려 JC파트너스는 MG손보 매각시 손실이 확정되므로 이번 인수전 참여 자체를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기 직전 대표로 취임한 건 맞지만 부실금융기관 지정은 이미 그 전의 재무제표에 기반한 것"이라며 "향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시 결격 사유가 나온다면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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