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發 연금보험 논란]① 판매는 대박 vs 회사 건전성은 부담
시장금리 악화되면...운용수익률 악영향 '역마진 우려'
여지훈
승인
2023.11.16 10:35 | 최종 수정 2023.11.1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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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 판매는 대박 vs 회사 건전성은 부담
② 단기납종신 이후 '치킨게임 2차전 우려'
③ 이환주 대표 '반짝' 실적 그늘...부담은 후임자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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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생명이 지난달 말 연금보험을 개정했다. 장기유지보너스를 신설해 해지환급률을 높이고 설계사 수당과 시책(판매에 따른 보너스)을 높인 게 핵심이다. 상품 개정 직후 일주일 만에 약 17억원, 매일 약 2억원의 매출(초회보험료)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애물단지로 취급되던 연금보험이 대박을 친 것이라는 평가다.
해당 상품명은 '100세 만족 연금보험.' 이 상품을 두고 업계 전문가는 향후 재무건전성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KB라이프는 자산운용 측면에서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지난달 24일 해당 상품을 개정했다.
개정 상품은 제1구간(보험료 납입 기간)에 2.75%의 확정이율을 적용한다. KB라이프는 이 상품 판매를 위해 사업비 등 필수 경비를 지출한다. 이런 경비 지출을 감안하면 적어도 0.5%p 가산된 장기 수익률(3.25%)을 거둬야만 자산운용을 통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가령 30세 고객이 60세부터 연금을 받는 조건으로 상품에 가입했다면 고객으로부터 받은 적립보험료를 운용해 3.25% 이상의 수익률을 30년간 꾸준히 거둬야만 보험사가 이익을 얻는다는 뜻이다.
이는 공시이율을 적용하거나 가입 초기에만 확정이율을 적용하는 경쟁사 상품과는 다른 구조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시장금리와 자산운용수익률을 고려해 매월 조정하는 금리다. 이에 금리 변동 위험에 노출된 정도가 확정이율보다 적다.
KB라이프 관계자는 "2.75% 확정이율 보증기간을 최대 30년까지만 가능하도록 설계해 30년 만기 채권에 매칭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현 시장금리와 보증이율 사이의 갭이 존재하는 만큼 이익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B라이프의 논리를 역으로 해석하면 시장금리가 낮아질 경우 손실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금융업계는 현재 수준의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향후 물가상승률 등이 안정화 되면 금리도 우하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금리가 우하향하면 보험료는 점점 더 낮은 수익률의 자산에 투자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가 투자자산에 매칭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한 보험사 상품담당자는 "최근 나온 연금보험은 대부분 초기 5년간 확정이율, 이후는 공시이율을 적용하는 구조"라며 "2.75%를 웃도는 운용수익률을 20~30년간 꾸준히 거두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금리가 낮아지면 이원차스프레드가 악화돼 이차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원차스프레드(운용자산이익률-책임준비금 부담이율)가 악화되면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 더 많아져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한편, 30년물 국채금리는 10월 말 4.31%까지 치솟았지만 전일(15일) 기준 3.64%로 하락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동결하면서 우리나라 시장금리도 급격한 조정을 받은 영향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5일 현재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미국의 금리 동결 가능성은 100.0%다. 내년 1월 동결 가능성도 100.0%에 달한다. 그만큼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무게추를 싣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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