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해이 지적에...DB손보 재활치료비 보장 원복 '105만원→15만원'
판매 3영업일 만에 재개정 결정..."설계사 가입 제한 주문"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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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9 08:12 | 최종 수정 2023.11.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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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이 지난 3일 상품을 개정, 판매를 시작한 상해재활치료비 특약이 3영업일만에 다시 개정이 결정됐다. 이에 최대 보장금액이 105만원에서 15만원으로 축소될 예정이다.
9일 보험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 3일 상해보험과 운전자보험에서 특약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해재활치료비 담보를 개정했다. 이 담보는 다쳐서 입원하거나 통원 과정에서 물리치료나 재활치료를 받으면 하루 5만원씩 연간 최대 15회(75만원)을 보장한다.
만약 DB손보에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보장금액은 하루 7만원으로 커진다. 이에 최대 105만원까지 보장이 가능하다. 보험료는 1만원 수준이며 80세 이상도 가입할 수 있다.
즉 1년에 15만원 정도의 보험료만으로 최대 105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 병원에 자주 가는 고령자도 가입할 수 있어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과잉진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교통사고 발생시 물리치료만 받아도 보험금 수령이 가능하다. 이에 고의로 합의를 지연하는 등 부작용이 클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논란이 확대될 조짐이 보이자 상품을 개정한 지 불과 3영업일 만에 재개정한다고 나선 것. 보장금액을 1만원으로 축소, 최대 15만원만 주는 것으로 원복하겠다는 뜻이다.
DB손보 관계자는 "한도 확대 이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다"면서 "일부 채널에서 소비자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를 조장하는 듯한 판매 행태가 관찰돼 축소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직 결정된 사항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DB손보 내부 관계자는 "이미 한도 축소를 결정했다"면서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발표 전에 가족들을 가입시키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 모럴해저드가 큰 상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에서는 한도 축소 발표를 앞두고 설계사들의 가입을 제한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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