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험사, 수술인데 수술보험금은 못줘...법원 '지급하라'
수술의 정의 명시 안 된 특별약관 ’분쟁‘...상품 특약마다 각각 판단해야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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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14:10 | 최종 수정 2023.10.1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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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 A씨는 척수에 주사로 항암제를 주입하는 수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는 약관에 명시한 수술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A씨는 해당 보험 약관에는 수술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 약관에서 수술은 ‘의료기관에서 의사의 관리하에 기구를 사용해서 생체에 절단,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흡인, 천자 등의 조치는 수술로 보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과거 보험상품의 경우 수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없는 약관이 있다. 이런 과거 보험에도 수술의 정의 규정이 있는 약관 내용을 유추해서 적용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상품은 각각 판단해야 하며, 이에 A씨는 수술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A씨의 치료는 보험사가 명시한 수술의 정의에는 포함되지 않는 ’천자(주사 등을 몸에 찔러 넣어 체액을 뽑거나 약물을 주입하는 것)‘에 해당하지만 약관이 모호하기 때문에 약관에서 정한 수술과 달리 사회통념에 따라 해석해야 한다.
보험약관에서 정한 수술의 정의와 달리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수술은 ’피부나 점막, 기타의 조직을 의료 기계를 사용하여 자르거나 째거나 조작을 가하여 병을 고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즉 통념적인 수술의 정의에는 흡입이나 천자 등의 조치도 의료기계를 사용해 째는 등의 조작에 해당한다. 즉 수술인 셈이다.
지난 2022년 9월 대법원(2017다229758) 소아암치료특약에 ’수술 정의 규정이 없는 경우 다른 특약의 규정을 유추해 적용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A씨는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009년 10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26회에 걸쳐 척수강 내 항암제 주입술을 받았다. 이후 가입해둔 소아암치료특약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 특약은 어린이보험(자녀보험)에 포함된 종속계약이다.
즉 해당 상품의 주계약이나 다른 특약에는 ’수술의 정의‘가 명시되어 있지만 해당 특약은 그 정의가 없었던 것. 이처럼 해당 특약에 수술의 정의에 대한 규정이 없다면, 주계약이나 다른 특약에서 정의한 내용을 유추해서 정의할 수 없다.
척수강 내 항암제 주입술은 ’천자‘에 해당한다. 대법원이 이 사건 소아암치료특약 약관상 수술에 해당한다고 본 의학적 근거는 두 가지다. ①백혈병 치료를 위해 척수강내 항암제 주입이 필수 치료법이며 ②그 외 다른 치료법을 상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최수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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