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험금 받고 해지했는데...장해 악화됐다면 재청구 될까?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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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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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최초 장해지급률이 결정된 후 보험금을 청구, 수령했다. 그러나 보험금을 받은 이후 장해상태가 더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즉 가입자 입장에서 재청구가 가능한 것. 하지만 보험사 입장에서도 무조건 기다릴 수는 없다.
대부분의 보험약관은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을 결정한다”고 명시한다. 그러면서 “보험계약의 효력이 없어진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기간 중에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 보험기간이 10년 이상인 계약은 상해 발생일부터 2년 이내 |
▲ 보험기간이 10년 미만인 계약은 상해 발생일부터 1년 이내 |
보험계약 효력이 없어진 경우는 보험금을 받고 해당 계약을 해지한 것을 의미한다. 보험금을 이미 받았으니 더 이상 보험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것. 그런데 그 이후 장해상태가 더 악회되면 보험기간 10년을 기준으로 보험금 재청구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2021년 12월에 서울지방법원이 선고한 판결(2021가합537833)을 보자.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병원에서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은 후 2018년 3월과 6월에 병원으로부터 장해진단을 받고 보험회사와 합의하여 250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 후 원고의 장해상태는 더 악화되어 2019년 2월 11일 80%이상의 후유장해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을 결정해야 하므로 추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고가 체결한 보험계약은 그 보험기간이 2014년 1월 8일부터 2049년 1월 8일까지이므로 보험기간이 10년 이상인 계약에 해당한다. 원고는 보험사고 후 2017년 7월 28일에 보험계약을 해약하였으므로 보험계약의 효력이 없어졌다. 그리고 해당 보험약관에 의하면 악화된 장해상태는 상해발생일인 2016년 8월 5일로부터 2년 이내(2018년 8월 5일)에 발생해야 한다. 그런데 원고의 악화된 장해진단은 2019년 2월 11일에 이루어졌으므로 상해발생일로부터 2년을 경과한 이후에 악화된 것이므로 원고는 추가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상해 발생일부터 2년 이내’ 또는 ‘상해 발생일부터 1년 이내’로 정하고 있는 것이 약관규제법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위 판결에서는 ‘상해 발생일로부터 2년 이내’에서 악화된 장해상태를 기준으로 장해지급률 및 보험금을 정하는 것은 ▲보험사고일로부터 장기간이 흐른 뒤의 장해상태의 경우 그 장해상태와 보험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장기간 보험금의 지급 여부가 불확정된 상태로 놓여있는 것은 보험사와 고객 모두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쟁점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해석했다.
‘상해 발생일부터 2년 이내’와 보험금의 소멸시효기간 3년과의 관계는 어떠할까. 요컨대 원고는 그 상해가 발생한 2016년 8월 5일부터 2년 이내인 2018년 8월 5일 사이에 악화된 장해진단을 받아야 하고, 그 장해지급률에 따른 보험금은 2016년 8월 5일부터 그 소멸시효기간이 완성되는 2019년 8월 5일까지는 지급청구를 해야만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이때 가령 2019년 8월 1일에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보험회사에서 그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경우에는 2019년 8월 1일부터 6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하여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최수영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전문위원,
법무법인 시공 보험전문변호사 suhye9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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