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이직 리스크]③ 대표까지 나서 사과...'사고 친' 본부장은 "잘 사네"

GA, 사건 덮기에 급급...내부통제 수준 '열악'

여지훈 승인 2023.06.21 15:10 | 최종 수정 2023.06.21 16:50 의견 0
◆기사 게재 순서
① "조직원과 대화시 해촉됩니다"...GA의 '숨 막히는' 불법조직관리 정황
② DB 무상제공 약속 믿고 이직하니...수수료까지 속여
③ 대표까지 나서 사과했지만...'사고 친' 본부장은 "잘 사네"

"저희 회사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큰 데미지가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법인보험대리점(GA) A사 대표가 경쟁 GA 임원으로 이직한 C씨에게 보낸 메시지다. 본인 조직 내 본부장 B씨로 인해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을 사과하는 내용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오랫동안 전문 교육을 진행해온 C씨는 지난 2월 B씨에게 처음으로 이직 권유를 받았다. B씨가 C씨에게 제안한 자리는 A사의 교육 관련 특임임원.

당시 B씨는 믿을 만한 경력을 갖춘 보험교육 전문가를 소개하겠다는 자신의 제안에 대해 A사 대표가 적극 찬성했다고 C씨에게 전했다. C씨는 A사로 이직을 결심했다.

[사진=카카오톡 메시지 재구성]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 것은 이직 직후부터다. A사 특임임원으로 임명받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C씨는 여러 산하 조직 중 하나의 지점장으로 배정됐다.

이에 C씨는 A사 대표와의 직접 면담을 요청했다. 2월 이직 후 약 3개월이 경과된 시점이다. A사 경영진은 C씨가 교육전문가로 특임임원을 역임한다는 내용 등을 단 한번도 듣지 못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즉 B씨가 중간에서 C씨를 기망한 것.

면담 당시 A사 대표는 C씨에게 사과하며 회사 차원에서 징계위원회를 열고 B씨를 징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B씨는 최근까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 동일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C씨는 "A사 대표와 면담한 후 약 1개월이 지났다"면서 "당시 징계위원회를 열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 받았으나 사실상 진행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의 발단은 B씨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하더라도 사기행각 확인 후에도 아무 조치가 없는 건 회사가 개선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면서 "그동안 B씨가 모집한 설계사 수가 상당하다 보니 회사로서도 제재보다는 덮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표까지 나서서 사과한 B씨의 사기행각에 대해 여전히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회사 스스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걸 입증하는 셈이란 게 C씨의 지적이다.

취재가 시작되자 A사 관계자는 "본사는 업계에서도 인정할 만큼 내부통제에 만전을 기하는 회사"라면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B씨를 제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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