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성보험 5년간 100조 위축...IFRS17 영향

보장성보험 위주로 체질개선
저축성보험 신계약 줄고 기존 고객은 대규모 해지

성명주 승인 2022.10.24 16:01 | 최종 수정 2022.10.25 07:38 의견 0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5년간 생명보험사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규모가 약 100조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것과 함께, 과거 가입한 저축성보험에서 대규모 해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전체 보유계약은 올해 상반기 230조7508억원이다. 이는 약 5년 전인 2017년 말 239조3117억원 대비 85조6092억원 감소한 수치다.


세부적으로 생존보험(연금보험 등)은 49조7314억원 줄었고, 생사혼합보험(저축보험 등)은 50조5534억원 줄었다. 저축성보험에서만 100조원 넘게 보유계약이 위축된 셈이다.

다만 사망보험(종신보험, 암보험 등)은 14조6757억원 소폭 증가했다.

보유계약은 보험업감독규정에서 정한 주계약 가입금액을 뜻한다. 1억원의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30만원 납입했을 때 보유계약은 30만원이 아닌 1억원으로 산출되는 식이다.

저축성보험 보유계약 규모가 감소한 이유는 오는 2023년 도입예정인 IFRS17에 대비하기 위함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보험업계는 IFRS17 기준서가 발표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IFRS17을 준비해왔다.

IFRS17은 현금주의회계에서 발생주의회계로 변경되는 것이 골자다. 이에 저축성보험 보다 보장성보험의 수익성이 커진다. 위험률 기초로 보험료를 산출하는 보장성보험이 저축성보험 대비 사업비를 많이 책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의 보험료는 만기시 가입자에게 돌려줘야하는 금액이라 부채로 인식한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할 수록 보험사들은 부채증가로 재무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상대적으로 부채로 인식되는 비중도 적다.

그러나 최근 일부 생보사를 중심으로 저축성보험 판매가 과열 양상이다.

지난 8월 푸본현대생명이 당시 파격적이었던 4.0% 이율을 적용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전용 저축보험을 출시, 3영업일만에 5000억원을 완판했다.

이후 9월에는 대형사인 한화생명이 4.0%의 저축보험을 출시했다. 연이어 흥국생명이 4.2%, 동양생명이 4.5%로 이율을 높인 방카슈랑스 전용 저축보험을 내놨다. 심지어 최근 IBK연금보험은 5.3%의 이율을 적용한 연금보험(저축성보험)까지 출시했다. 이들 보험사는 적게는 3000억원 많게는 1조원 가까이 수입보험료 매출을 올렸다. 업계 전체적으로는 지난 8월부터 약 3조원 가까이 수입보험료를 끌어당긴 것이다.

최근 이처럼 저축성보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진 것은 높아진 시중금리로 인해 저축성보험 투자 매력이 높아진 것이 가장 큰 배경으로 꼽는다.

일각에서는 지난 5년간 보유계약 규모가 대폭 줄어든 것도 최근 저축성보험 경쟁의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다시 이율이 높아져 저축성보험 투자 매력이 높아졌으니, 보유계약을 늘리는 전략이라는 것.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대비 저축성보험은 상대적으로 금리리스크는 크고 수익성은 낮아 IFRS17을 준비하는 보험사가 판매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서 "회계전환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2017년 이후 저축성보험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시중금리가 다시 높아져 저축성보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며 "일부 보험사는 전략적으로 저축성보험 매출을 확대하고 있어 과거 영광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