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처브그룹, 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 동시 제판분리 단행

위로금·고용안정협약 등 논의 없어...'임직원 반발'

김승동 승인 2022.10.06 09:11 | 최종 수정 2022.10.06 14:29 의견 0

미국 처브(Chubb)그룹이 이르면 연내 라이나생명보험과 에이스손해보험을 동시에 계열 자회사로 제판분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해당 보험사 임직원에 대한 처우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처브그룹은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라이나생명과 에이스손보의 영업조직을 동시에 제판분리한다는 방침이다.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핵심 전략이다.

에드워드 콥(Edward Kopp) 에이스 손해보험 신임 사장 [사진=처브그룹]


제판분리한 조직은 ‘라이나원’이라는 조직으로 묶일 예정이다. 라이나원은 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 상품은 물론 제휴한 보험사 상품을 모두 판매하는 자회사형 GA 만든다는 게 처브그룹의 복안이다.

즉 모기업인 처브그룹 산하에 보험사인 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와 함께 판매조직인 라이나원을 신설한다. 라이나원은 라이나생명·에이스손보 인력을 모아 ▲TM영업조직 ▲데이터분석 ▲브랜드 마케팅 ▲오퍼레이션 ▲IT·조달 ▲인재개발팀 ▲백오피스(Back-Office) 등 크게 7개 부서에 재편성할 계획이다.

처브그룹의 계획대로 라이나원이 설립된다면 텔레마케터 4000명 규모의 영업조직이 구축된다. 보험사 TM 조직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미 제판분리를 단행한 한화생명이나 미래에셋생명 등은 영업조직만 떼어낸 형태다. 반면 라이나원은 영업조직 이외 대부분의 부서가 이동한다. 본사는 상품개발부서와 자산운용부서 등 핵심 부서만 남게 된다.

처브그룹은 제판분리를 빠르게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임직원은 사실상 기존 회사에서 퇴사 후 자동으로 라이나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임직원에 대한 처우는 제대로 논의조차 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처브그룹이 임직원에게 제시하고 있는 인센티브는 라이나원 출범 후 2024년 1월까지 재직할 경우 3개월 월급을 추가 지급한다는 내용이 전부다. 특별상여금이나 고용안정협약 등은 없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더 붙었다. 2025년 1월 이전에 퇴직할 경우 지급했던 추가 급여는 다시 환수한다는 거다.

에이스손보 임직원은 반발하고 있는 분위기다. 자회사로 이동에 대한 위로금 명목으로 보너스 지급과 함께 고용안정에 대한 약속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에이스손보 관계자는 "회사는 이동하는 직원들에 대해 5년간의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는 고용안정을 보장할 것"이라며 "원수사로의 복귀 가능성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3개월 월급에 해당하는 특별 상여금 제공, 복리후생 개선 등의 보상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동 직원 처우 등에 대한 논의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처브그룹은 지난해 6월 라이나생명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처브그룹은 라이나생명 임직원에게 매각위로금 명목으로 급여의 800%를 지급했으며 고용안정에 대해서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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