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만난 코리안리, 올해 순익 40% 감소 예상...배당도 줄어들 듯
자연재해 영향...하반기 손해율 더욱 악화될 듯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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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3 15:24 | 최종 수정 2022.09.2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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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리가 암초에 부딪혔다. 올해 결산 시점 큰 폭의 당기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배당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재해로 인한 손해율 상승과 영업실적 부진이 그 배경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리안리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전년 1780억원에서 약 40% 정도 감소하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03억원) 대비 533억원 감소한 금액이다. 하반기 실적은 더 어둡다. 8월 발생한 침수와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로 순이익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탓이다.
배당성향을 30%라고 가정했을 때 올해 배당금은 총 3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이는 201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주당배당금도 300원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기순이익 악화 이유는 지난 8월 수도권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와 함께 이달 태풍 힌남노로 인한 피해가 주된 원인이다. 삼성화재 등 손해보험사는 코리안리에 초과손해액재보험(엑셀보험)에 가입했다.
엑셀보험은 비비례재보험의 일종으로 손해액이 일정금액을 초과할 경우, 그 초과 금액을 재보험이 보상한다.
가령 삼성화재는 8월 침수로 500억원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했다. 이중 약 145억원만 삼성화재가 부담하고 나머지 약 400억원은 코리안리 등 재보험사가 부담한다. 이 중 코리안리가 부담할 금액은 16억원이다.
현대해상, DB손보, KB손보 등도 삼성화재와 비슷한 엑셀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체 손해액 중 약 20~30%만 보험사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재보험사가 떠안게 됐다.
즉 8월과 9월 자연재해로 재보험사의 보험금 지출 규모는 약 1000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동차보험 침수 피해 관련해서는 코리안리에만 가입한 것은 아니다. 이에 코리안리는 약 70억원의 피해만 보상하면 된다.
문제는 코리안리의 침체가 올해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재보험시장에서 코리안리의 점유율은 2021년 52.1%로 2020년 56.3%보다 감소했으며, 2017년(61.2%) 이후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아직까지는 독보적 재보험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위상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에 코리안리는 해외수재보험료 비중을 높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리안리의 해외수재보험료는 전년 동기대비 11.5% 상승한 1조650억원이다. 그러나 해외수재보험료의 합산비율또한 11.1%p 상승한 107.4%로 증가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산한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그만큼 이익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해외에서 발생한 수재보험료의 합산비율이 안정화 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 낮은 보험요율(가격)을 제시해야 인수가 가능한 셈이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인한 대규모 자연재해 피해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에는 동일본대지진, 태국의 기록적인 홍수 등으로 피해가 컸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하락은 유럽쪽 겨울 폭풍과 남아공 홍수로 인한 손해와 함께 코로나도 영향이 있었다"며 "하반기에 국내에 발생한 침수와 태풍 피해로 인해 손해가 있긴 하겠지만 재재보험을 통해 위험 관리를 하고 있어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재보험시장은 포화 상태로 성장에 한계가 있어 해외수재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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