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보험 판매 경쟁이 심화, 치킨게임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상해보험에서 보험금 지급 논란이 있던 특약도 나왔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운전자보험에 창상봉합술(피부가 찢어져 난 상처를 봉합하는 수술) 보상 특약을 추가했다. 또 6주 미만 경미한 사고의 교통사고처리지원금(교사처) 한도도 기존 500만원에서 800만원으로 확대했다.

삼성화재의 이 같은 보상 확대를 두고 업계는 운전자보험 판매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픽사베이]

창상봉합술은 칼 등 날카로운 것에 피부가 찢어진 상처다. 다만 찢어진 부위가 통상 3cm 미만이며 상처의 깊이도 피부층으로 국한된다. 쉽게 말해 피부가 살짝 찢어진 것을 의미한다.

손해보험 상품 중 상해담보 수술의 정의는 '의사가 의료기구를 사용해 생체(生體)에 절단(切斷, 특정부위를 잘라내는 것), 절제(切除, 특정부위를 잘라 없애는 것) 등의 조작(操作)을 가하는 것'이다. 다친 부위를 칼 등 의료기구로 잘라내거나 도려내는 것이다. 창상봉합술은 최근까지 수술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같은 약관에도 보험사마다 보상 여부가 다른 등 논란이 지속되자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창상봉합술은 수술의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이후 업계는 창상봉합술과 관련 수술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 삼성화재가 창상봉합술을 보장하는 특약을 운전자보험에 탑재, 판매 경쟁에 불을 붙인 것. 여기에 6주 미만 사고의 교사처 보장도 대폭 확대했다.

교사처는 신호·속도위반, 중앙선침범 등 중과실로 교통사고를 유발한 가해자(운전자)에게 지급하는 형사합의금 명목의 담보다. 교통사고로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6주 미만이면 경미한 사고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미사고에 지급하는 보험금 한도를 높인 셈이다.

삼성화재가 이처럼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운전자보험이 일종의 미끼상품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실손의료보험이 미끼상품 역할을 했지만 현재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판매를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전자보험은 아직 가입률이 높지 않고 손해보험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상품”이라며 “추가 상품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미끼상품으로 운전자보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4월 상위 6개 손보사의 운전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약 72만건으로 전년 동월 약 19만건 대비 1년 만에 약 280% 증가했다. 또 운전자보험은 손해율도 50%대 후반~60%대 초반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손보사는 장기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80% 초반으로 본다. 즉 운전자보험을 미끼상품으로 판매해도 이익을 본다는 의미다.

뉴스포트 성명주 koko4620@newsport.co.kr 성명주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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