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화학적 통합 기로에..노조 중노위 조정신청 연기

사측, 노조 제시안 재검토..."시간 달라" 주문

성명주 승인 2022.07.11 14:42 | 최종 수정 2022.07.11 14:45 의견 0

신한라이프 HR통합(임금·직급체계) 관련 협상이 기로에 서 있는 모습이다. 사측인 신한라이프는 협상과 관련 시간을 좀 더 줄 것을 요청했고 그에 따라 신한생명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신청을 잠시 연기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 노조는 지난 주 진행할 예정이었던 중노위 조정신청을 한시적으로 보류했다. 지난 8일(금) 진행한 대표 교섭에서 노조측이 제시한 안건에 대해 사측이 검토할 추가 시간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신한생명 노조 관계자는 "(노측) 제시안은 기존 합의안에서 몇 가지 수정하여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노위 신청 서류는 다 작성이 됐다"며 "이번 협상이 결렬된다면 바로 중노위에 조정신청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추가 검토 시간을 요청한 사측이 어떤 협상안을 가지고 다시 테이블에 앉을 것인지에 따라 1년 이상 걸린 HR통합이 이뤄질지 아니면 더 큰 갈등으로 번질지 여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라이프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물리적으로 통합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아직 HR은 통합되지 않았다. 화학적 통합은 아직 숙제로 남은 셈이다.

지난 1일 신한생명 노조는 신한금융지주 본사 앞에서 전 노조원의 약 80%가 참여한 가운데 총회를 진행했다. 이 총회 이후에도 사측과 협상 관련 진척된 것이 없자 신한생명 노조는 총파업을 진행하기 위한 중노위 조정신청을 할 것을 밝혔다. 총회는 신한생명 노조 출범 후 2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계속된 갈등은 결렬된 HR통합이 원인이다. 지난 3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양측 노사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하고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신한생명 노조원이 대다수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신한라이프의 내부적 결합이 어려운 이유는 두 회사의 문화가 너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HR통합 잠정합의안에서 신한라이프는 4직급 처계(주니어1-주니어2-시니어-매니저)를 제안했다. 그러나 양 사의 직급체계가 신행생명은 6직급, 오렌지라이프는 5직급으로 다르고 임금 인상, 승진 기회의 부족 등 이유로 받아드리지 않았다. 또한 PI(개인성과) 폐지에 대해서도 강한 반발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은 PI 폐지 관련하여 오렌지라이프에는 없던 제도이기에 없어지는 대신 기본급 인상에 반영했으며 PS(생산격려금), PI는 HR통합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HR통합이 이뤄지지 않아 신한라이프 임직원은 2020년 임금을 수령하고 있으며 PS, PI 또한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 잠정합의안은 장기간 준비했으며 전임노조이나 3자간 합의가 됐던 사안이라고 신한 라이프는 설명했다.

신한라이프 관계자는 "8일 대표 교섭에서 많은 대화를 통해 진전이 있어 보인다"며 "총회 이후에도 교섭이 진행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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