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인원보험에 가입하고 보험금을 수령한 A씨는 최근 보험사로부터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전화를 받았다. 골프장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하니 골프공이 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지 못하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보다 먼저 골프를 치기 시작한 앞 팀이 홀에 공을 일부러 넣어 놓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다.

취미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홀인원보험도 인기다. 그런데 일부 가입자의 경우 홀인원이 아님에도 보험금을 청구해 문제가 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각 보험사들은 홀인원 보험금을 청구할 때 앞 팀과의 관계에 대해 조사한다. 앞 팀의 지인이 홀에 공을 넣어두고 간다. 홀인원 보험에 가입한 뒷 팀의 홀인원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고의로 홀인원을 만들었기 때문에 보험사기 수법 중 하나다.

[사진=픽사베이]

홀인원은 골프공이 단번에 홀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다. 매주 주말마다 라운딩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50년에 한번 정도 가능한 확률이다. 그만큼 골퍼에게는 상징적인 일이다.

이에 홀인원에 성공하면 기념품을 구입하고 축하 라운드를 진행하며, 축하 만찬까지 하는 등 자축에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 홀인원 보험은 이런 비용을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그런데 정말 홀인원을 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쉽지 않아 사기가 빈번히 발생한다. 안개가 심하게 낀 날 A씨와 같이 고의로 홀인원을 만들기도 한다. 보험사는 골프장 CCTV를 확인하지만 골프공이 잘 보이지 않아 보험사기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또 일부 홀인원보험 가입자는 홀인원 축하비용을 카드 결제한 후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해당 카드 결제비용은 즉시 취소했다. 즉 홀인원 보험금만 수령하기 위한 보험사기였다.

보험사들은 홀인원보험 관련 사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미 홀인원보험금을 수령했던 가입자라면 가입할 때 심사를 더 까다롭게 하고, 가입한도를 줄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또 과거 500만원 지급, 300만원 지급 등 정액 방식에서 실제 홀인원으로 사용한 비용을 보상하는 등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A씨와 같은 일을 줄이기 위해 앞팀과 뒷팀과의 관계를 조사하기도 한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발생확률이 매우 낮은 홀인원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골퍼가 있다”며 “골퍼에게 홀인원은 행운의 상징과 같지만, 그 과정이 정말 행운만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