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이 유병자보험 시장 공략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유병자실손의료보험(유병자실손)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유병자보험 라인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를 통해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을 공략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보는 유병자실손보험을 앞세워 유병자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유병자실손보험은 동일조건의 경쟁사 상품 대비 보험료가 매월 최대 약 4만원 저렴하다.
NH농협손보 유병자실손보험 월납 보험료는 50세 남성 2만3200원, 여성 3만3470원에 불과하다. 이는 경쟁사 대비 최대 남성 약 2만원, 여성 약 4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10년 동안 이와 같은 가격 차가 발생하면 보험료는 여성의 경우 약 480만원(남성 240만원) 정도 더 저렴하게 가입하면서 동일 보장을 받는다.
보험료가 이처럼 저렴한 것은 손해율 안정화 덕이라고 NH농협손보는 설명한다. 보험료를 산출할 때 가장 많이 반영되는 것은 위험율이다. 유병자실손보험 손해율이 100%에 미치지 않을 정도로 위험률을 잘 관리했기 때문에 보험료를 낮출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 유병자실손 앞세워 ‘유병자시장 공략’
보험업계는 NH농협손보가 GA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유병자실손보험 가격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해석한다.
실손보험은 약 3900만명이 가입한 상품이다. 국민 대부분이 가입한 것. 그러나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경증만성질환을 가진 유병자는 실손보험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 이들을 위해 따로 개발한 상품이 바로 유병자실손보험이다. 자기부담금이 실손보험 대비 소폭 높은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유병자들은 건강한 사람보다 보험의 필요성을 더 느낀다. 이에 유병자실손보험과 함께 간편심사보험 등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권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병자시장 공략을 위해 ▲더블굿패스건강보험 ▲투패스초간편건강보험 ▲간편한가성비플러스건강보험 등을 출시했다.
더블굿패스건강보험은 기존 굿패스건강보험의 보장을 더 강화하고, 가입심사는 간소화한 상품이다. ▲3개월 내 입원·수술·추가검사 소견 ▲3년 이내 6일 이상 입원·30일 이상 투약 ▲5년 이내 암 등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만 없으면 90세까지 가입 가능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즉 유병자실손보험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간편심사(가입심사 절차를 줄인 상품)보험이다.
투패스초간편건강보험은 더블굿패스건강보험보다도 가입심사를 간소화했다.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소견 ▲1년 이내 입원·수술만 없으면 가입 가능하다. 더블굿패스건강보험 가입이 힘든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다.
간편한가성비플러스건강보험은 상품명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상품이다. 암과 심혈관질환을 집중 보장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가격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 실손보험 손해율 안정화 예상...틈새시장 ‘공략’
보험업계는 NH농협손보가 유병자라는 틈새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고령화로 인해 보험사들은 유병자가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유병자실손보험을 전면에 내세워 전략을 짠 보험사는 없다.
NH농협손보가 최근 유병자실손보험에 대해 가격경쟁력을 대폭 강화한 것은 향후 손해율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내부 분석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만성질환이 있어 기존 실손보험에 가입을 못했거나 2017년 이전에 가입한 실손보험 보험료가 부담돼 4세대실손보험(2021년 7월 이후 판매)으로 갈아타려는데 건강 악화 등으로 전환이 거절된 사람이 유병자실손보험 주요 가입 대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과거 실손보험은 ‘직접치료’ 목적이면 거의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해야 했다. 이에 손해율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료(수술)의 필요성’ 및 ‘증상의 개선’ 등을 확인해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지급심사가 깐깐해진 것. 이런 경향에 맞춰 발 빠르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NH농협손보는 농·축협과 GA 및 전속설계사를 통해 영업이 이뤄진다“며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유병자시장에 특화된 전략을 새롭게 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사인 NH농협손보는 이 전략으로 장기보험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내년 전환회계 시점에 수익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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