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이 생명보험사 중 최초로 보험개발원의 변경된 레이아웃에 맞춘 담보별 경험통계를 제출했다. 수년 전부터 선제적으로 시스템 전환을 준비한 성과라는 평가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7월 생보사 가운데 처음으로 담보별 데이터를 보험개발원에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는 개발원 검증을 거쳐 보완 사항을 점검하는 단계다. 회사는 2023년부터 컨설팅을 거쳐 검토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담보별 경험통계 시스템 구축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동양생명]

담보별 경험통계는 보험사가 담보 단위로 위험률을 산출해 보험개발원에 제출하는 자료다. 기존에 생보사들이 상품 단위로 기초통계를 냈던 방식에서 벗어나 손해보험사처럼 세분화된 단위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보사들이 담보 단위 전환에 나서는 것은 정밀한 보험료를 통한 상품 설계 역량 확보가 목적이다. 손보사들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경험통계 시스템을 구축해 고도화해왔다.

생보사들은 연초 보험개발원으로부터 담보별 데이터 집적을 위한 레이아웃 초안을 전달받았다. 동양생명에 이어 다른 생보사들도 준비되는 대로 데이터를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대부분 생보사가 새 레이아웃에 맞춰 데이터를 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미래에셋생명과 KB라이프가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도 이달 말 프로젝트에 착수해 내년 하반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 역시 늦어도 내년부터는 시스템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들의 데이터가 집적되면 담보별 요율 산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손보사와 제3보험 시장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생보사의 데이터가 많아지면 이 통계를 기초로 산업통계와 참조요율 산정도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