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담보의 보장 한도를 축소하는 분위기다. 손해율 악화가 가시화되기 전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보사들이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보장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는 이달 12일, DB손해보험은 26일부터 이미 해당 담보의 한도를 줄였다. 현대해상만 현재까지 별다른 변경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상급종합병원 1인실 입원일당 담보는 환자가 상급종합병원 1인실에 입원할 경우 하루 단위로 정액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전국 상급종합병원이 47개소에 불과한데다 병상 수도 제한적이어서 손해율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보장 축소에 나선 것은 수익성 중심의 내부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보장 한도 축소는 금융당국 개입 없이 각사가 자율적으로 조정한 것”이라며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관리로 자연스럽게 전략이 전환되고 있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검토 중인 보험사들도 갑작스레 연장 판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사가 보장을 유지할 경우 단독으로 보장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손보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에도 동일 담보에 대해 한도 축소를 예고하며 절판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실제 축소 시점을 여러 차례 연기하며 ‘자체 절판 이슈 만들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도 유사한 마케팅이 반복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