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보험대리점(GA) 토스인슈어런스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조직규모 및 매출 등 주요 영업지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이 배경이다. 지난해에는 설립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업계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토스인슈어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201억원으로 전년(432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2022년(102억원)과 비교하면 12배에 달하는 성장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4억원, 36억원으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조직 확장세도 두드러진다. 2022년 473명이던 설계사 수는 2023년 1196명, 지난해에는 2346명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신계약 건수도 2만4000여건에서 15만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가파른 성장과 별개로 지속 가능성에 대한 회의도 커지는 분위기다.
핵심 성장 동력인 고객 데이터베이스(DB) 기반 영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성장 모멘텀을 상실할 경우 누적 적자 탓에 -450억원까지 확대된 이익잉여금의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토스인슈어런스는 ‘토스’ 브랜드 인지도와 2000만명에 달하는 사용자 기반에 힘입어 대규모 DB를 확보, 설계사의 영업을 지원해왔다. 설계사에게는 매달 약 40건의 무료 DB가 제공되며, 추가 DB도 건당 2만~4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문제는 DB의 ‘질’이다. 해당 DB는 토스 앱을 통해 보장 분석에 동의한 이용자 정보를 바탕으로 한다. 대부분 이벤트 팝업 등으로 수집된 정보다. 상담 전 고객 의사를 전화로 확인한 ‘1차 퍼미션 DB’보다 전환율이 낮다는 평가다. 방문 일정까지 확정된 ‘2차 퍼미션 DB’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무료 DB 제공’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낮은 수수료 구조를 통해 설계사가 비용을 간접 부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에서 본사 몫을 제하고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금액이 타 GA보다 낮다는 것이다. ‘무료’라는 표현과 달리 설계사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부담이 발생하는 셈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DB 기반 영업에 대한 고객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전환율이 낮은 DB에만 의존해선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수 있다”며 “설계사들 사이에서도 고품질 DB를 자비로 구매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에 DB 비용이 포함돼 있으면 설계사 입장에선 이를 직접 체감하기 어렵다”며 “그동안 이 방식이 잘 작동해왔지만 상담 전환율이 떨어지면 설계사들도 효율성에 의문을 품고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설계사 유입→승환계약→실적 증가로 이어지는 이른바 ‘개업 효과’도 장기적으로 유지되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토스인슈어런스가 급성장한 배경엔 지난 2022년 키움에셋플래너 조직 상당수가 이동했던 점이 꼽힌다. 이들 조직이 기존 고객의 계약을 승환하며 실적을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큰 만큼 같은 방식이 반복되긴 어렵다는 시각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GA는 설립 초기 자본을 투입해 경력 설계사를 유치하면서 단기간에 실적을 올리는 전략을 쓴다”며 “시간이 지나면 설계사 이탈, 계약 해지, 인당 생산성 저하 등 다양한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인슈어런스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DB 품질과 수수료 체계 개선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스인슈어런스 관계자는 “당사는 GA업계 평균 수준의 수수료율 정책을 준용하고 있다”며 “타 GA 대비 별도 공제 항목이 없고 무상 DB 외에도 좌석, 업무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수수료는 원장 기준으로 설계사에게 투명하게 공개된다”며 “업계에서 원장 전부를 설계사에게 공개하는 회사는 당사 외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가 제공하는 DB는 토스 앱 이용자가 직접 보험 상담을 신청한 고객 정보로, 명확한 니즈가 확인된 1차 퍼미션 DB”라면서 “아웃바운드 콜이나 재배정 없이 단독 배정되고 상담 지연시 고객이 먼저 연락을 요청하는 사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토스인슈어런스의 설계사 13차월 정착률은 8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