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보험업계의 시도가 무산됐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이 각각 참여했던 컨소시엄이 예비인가 신청을 철회하면서다. 다만, 두 보험사의 향후 행보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더존뱅크와 유뱅크 컨소시엄은 지난 17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각각 플랫폼 사업 전략 재조정과 불안정한 경제·정국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더존뱅크는 DB손보가, 유뱅크는 현대해상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이미지=유뱅크]
더존뱅크를 주도했던 더존비즈온은 신규 사업으로 인한 단기적 변동성을 감수하기보다 기존 사업의 강점을 극대화하며 금융 플랫폼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 설립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DB손보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인터넷은행 추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현대해상이 참여한 유뱅크 컨소시엄도 예비인가 신청을 보류했지만, 재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점에서 더존뱅크와 차이를 보였다.
유뱅크를 이끌던 렌딧 관계자는 “1년 넘게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철저히 준비해왔고 추진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다”며 “최근 경제·정국 상황을 고려해 최적의 시점에 다시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교롭게 더존뱅크와 같은 날 발표돼 혼동될 수 있지만 양측의 의사결정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추진 일정이 하반기로 유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기회가 오면 다시 참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25~26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다. 이후 민간 외부평가위원회 평가와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신규 인가를 상시접수하는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