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HK금융파트너스가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도는 정착지원금을 내걸었지만 설계사 영입에 실패했다. 높은 정착지원금만으로는 영업환경 등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HK금융파트너스는 직전연도 수당의 100%에 달하는 정착지원금을 제시하는 등 공격적인 설계사 영입 전략을 펼쳤다. 업계는 정착지원금으로 통상 직전연도 수당의 20~50%를 지급하고 있다. 즉 직전연도 수당이 1억원이면 스카우트할 때 2000만~5000만원을 선지급하는 것. 정착지원금은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유치할 때 지급하는 일종의 스카우트 비용을 말한다.

[이미지=HK금융파트너스]

흥국생명 관계자는 "영업조직 확대를 위해 그만한 수준의 정착지원금을 제시하며 시장 반응을 살펴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직 후 달성해야 할 목표치가 높다보니 실제 이직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식 공고를 통해 설계사를 모집한 것은 아니며, 지금은 해당 수준의 정착지원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단순히 높은 정착지원금만으론 설계사 유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 유인책보다는 영업지원 체계 강화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한 GA업계 관계자는 "정착지원금을 받을 경우 통상 수당률이 낮아진다"면서 "설계사 입장에선 판매수당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굳이 이직을 선택할 유인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 영업하는 설계사라면 교육과 영업환경 등 복합적 측면을 고려해 이직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정착지원금이 자율협약을 어기고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GA업계는 과열된 스카우트 경쟁을 막기 위해 자율협약을 체결, 지난해부터 정착지원금 모범규준을 운영해오고 있다. 각 사는 정착지원금의 운영방식과 내부통제, 공시기준 등을 정해 이를 준수해야 한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착지원금은 사실상 무이자 대출 성격이 강하다"며 "정착지원금만 보고 이직하는 설계사는 대개 기존 회사에서 실적이나 금전적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과도한 정착지원금은 GA업계가 운영 중인 정착지원금 모범규준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