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간병보험 보장 확대...간병비 상승 '부메랑' 우려

보장확대액만큼 간병인 인건비 상승 압력

여지훈 승인 2024.10.22 13:20 | 최종 수정 2024.10.22 13:23 의견 0

보험사들의 간병보험 판매 경쟁이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간병인 인건비 인상을 초래해 미가입자의 간병비 부담을 키운다는 시각이다. 최근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한도를 상향한 게 배경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간병인 사용일당 보장한도를 기존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33% 상향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간병비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미지=픽사베이]

하지만 보장한도 상향이 간병비 부담을 되려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으로 인해 도수치료 등 비급여 의료비가 치솟는 현상이 간병보험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보험사가 20만원까지 보장해준다면 간병인 제공업체가 인건비 인상을 할 여지가 더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현재 일당 15만원 아래서 형성돼 있는 간병인 인건비가 일당 20만원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신규 간병보험 가입자라면 부담이 적겠지만 기존 낮은 한도 가입자나 간병보험 미가입자라면 간병비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대표적 간병인 매칭 플랫폼 케어네이션을 살펴본 결과 간병인 사용일당은 통상 10만~15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었다. 시급으로는 1만~1만3000원이 대부분이다.

간병비는 지속해서 상승하는 추세다. 지난 2월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환자 또는 보호자가 간병비로 지출한 비용은 2008년 3조6000억원에서 2018년 8조원을 넘어섰다.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2025년 10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추세에 간병인 사용일당 한도까지 상향되면 간병비 인상이 가속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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