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한 유병자가 더 건강할 수 있어"...KB손보, 3·10·10보험 '업계도 호평'

간편보험 가입자의 위험률 역전현상에 주목...건강보험 새 지평 열어

여지훈 승인 2024.06.03 15:40 | 최종 수정 2024.06.03 15:52 의견 0

KB손해보험이 건강보험의 시장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다. 표준형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으로 유병자보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분석이다. 유병자보험에 우량체보험의 고지기간을 적용, 건강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상품을 출시한 게 배경이다. 해당 상품이 호평을 받자 경쟁사들도 앞다퉈 유사 상품을 출시 하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지난달 출시한 '3·10·10슬기로운간편건강보험'이 업계에서도 호평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보험은 기존 3·5·5 간편보험 일부 담보의 고지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린 것이 핵심이다. 가입자의 건강에 대한 고지기간이 늘어난 만큼 해당 담보의 보험료가 낮아지는 구조다.

[이미지=KB손해보험]

기존 3·5·5 간편보험은 가입시 ▲최근 3개월 내 질병확정진단, 질병의심소견, 입원·수술·추가검사(재검사) 필요소견 이력 ▲최근 5년 내 질병이나 상해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이력 ▲최근 5년 내 6대 질병으로 진단받거나 입원·수술한 이력을 물었다.

3·10·10 간편보험의 3개월 고지항목은 3·5·5 간편보험과 동일하다. 하지만 질병이나 상해사고로 인한 입원·수술 이력의 고지기간은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또 6대 질병 중 3대 질병(암·심근경색·뇌졸중)에 대한 고지기간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했다.

고지기간이 길어진 만큼 가입자의 보험료는 더 저렴해졌다. 가령 최근 7년간 심근경색으로 수술한 이력이 없다면 3·5·5 간편보험 대신 3·10·10보험에 가입하는 게 이득이다. 건강한 기간이 길어질수록 위험률은 낮아지고 보험료도 저렴해지기 때문. 기존 유병자보험에서는 6년 이상의 고지항목이 없었다.

건강한 기간이 길다는 건 그만큼 질병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의미다. 이에 병원에 가지 않은 기간이 5년을 초과할 정도라면 보험료를 덜 받아도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낮다. 즉 보험사도 이익이라는 것. 또 소비자는 더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KB손보 상품이 호응을 받으면서 경쟁사들도 출시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는 기존 유병자보험에 우량체보험의 고지항목을 섞으면서 소비자 저변을 확대했다"면서 "과거엔 우량체, 표준체, 유병자 시장으로 건강보험 시장이 구분됐다면 앞으로는 그런 구분이 모호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3·10·10 간편보험 출시 후 경쟁사들도 유사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유병력자라도 오랜 기간 꾸준히 건강을 관리했다면 무병력자보다 더 건강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면서 "최근 일부 담보에서 표준체보험 대비 보험료 역전현상이 있다는 이슈가 불거졌지만 충분한 위험률을 고려, 적절하게 가격 산정을 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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