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1억5000 보장" 한화손보, 여성 특화 보험사로 자리매김
여성암 발병률 1위 최대 4회 보장
보장금액 커...모럴해저드 발생 가능성도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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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9 11:21 | 최종 수정 2024.01.2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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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억5000만원을 보장 받을 수 있는 한화손해보험의 유방암 담보가 인기다. 유방암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종으로 지난 10년간 환자가 지속 증가했다. 한화손보는 보장금액을 확 높여 여성 특화 보험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제 치료비보다 많은 금액을 보상,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의 유방암(수용체 타입) 진단비 특약이 지난 23일 손해보험협회로부터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해당 특약은 유방암의 종류를 4가지 타입으로 구분, 특약별로 보장을 세분화해 최대 4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2.0은 지난해 7월 출시돼 큰 호응을 받은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의 강화버전이다. 한화손보가 새해 들어 야심차게 선보였다.
기존의 유방암 진단비 특약은 피보험자가 유방암 진단시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이 지급됐다. 이번에 한화손보는 차병원과 협업해 유방암의 종류를 호르몬 수용체에 따라 4가지 타입으로 분류했다. 각 타입 암으로 진단받을 때마다 최초 1회씩, 총 4회까지 보험금을 지급한다. 호르몬 수용체는 특정 호르몬과 결합해 세포 기능에 변화를 일으키는 물질을 말한다.
4개 타입은 각각 A타입(호르몬수용체양성, HER2음성), B타입(호르몬수용체양성,HER2양성), C타입(HER2양성), D타입(삼중음성)이다. 치료 방향은 수용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은 호르몬수용체와 HER2수용체가 모두 없는 경우로 재발률과 악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 유방암 치료에 사용되는 항호르몬 치료나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어 예후가 가장 안 좋다는 평이다.
각 타입의 유방암이 동시 발병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 타입의 유방암에 걸린 뒤 또 다른 타입의 유방암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게 발생한다. 이 경우 기존 유방암 진단비 특약으로는 1회 보장으로 그치지만 이 상품은 최대 4회 보장이 가능하다.
가령 가입자는 ▲A타입 1000만원 ▲B타입 1000만원 ▲C타입 2000만원 ▲D타입 4000만원 등으로 보험가입금액을 차등화할 수 있다. 발병 확률이 낮지만 예후가 가장 안 좋은 D타입 유방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할 수 있는 것. A타입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수년 후 D타입 유방암으로 진단받았다면 총 50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하게 된다. 최대 보험가입금액은 총 1억5000만원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이번에 배타적 사용권을 받은 유방암 진단비 특약은 사실상 각기 다른 4개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것과 같다"면서 "예후에 따라 가입금액에 차등을 두길 원하는 여성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보장을 세분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방암에 대한 일반적 인식과 달리 D타입 유방암은 상당히 고액암에 해당한다"며 "해당 담보에 심도 있는 보장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이 부분만 더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병한 암은 유방암이다. 유방암 발생 여성은 한 해 2만8720명으로 전체 암 발생 여성(13만3800명) 중 21.5%에 달했다. 총 여성 유방암 유병자 수는 30만3804명이었다.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3.8%로 높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방암의 실제 치료비보다 많은 보험금을 보장,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사기예방모범규준에서는 ‘위험보장 목적에 부합되게 보험가입한도를 설정, 변경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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