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에게 영업하는 증권맨..."투자를 알아야 보험을 잘 팔죠"

조현로 한국포스증권 팀장, "설계사님과 동반 성장하겠습니다"

김승동 승인 2023.06.13 15:43 | 최종 수정 2023.06.13 21:36 의견 0

“똑같은 상품인데 가격이 다르면 더 저렴한 것을 사는 게 당연하겠죠?”

보험에 대해 공부하기도 바쁜 보험설계사가 왜 투자권유대행인(투권인) 자격증을 획득해야 하며, 왜 포스증권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조현로 포스증권 팀장의 답변이다.

학군장교로 제대 후 외국계 기업에 2년 정도 근무했다. 첫 직장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외국계 기업이니 근무환경도 좋았고 급여도 국내 기업보다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선배들 모습을 보니 10년·20년 후 내 모습이 그려지더라고요. 발전 가능성의 한계를 보니 점점 만족감도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습니다.”

당시 낼 수 있었던 최선의 용기는 ‘퇴사’였다. 좋은 외국계 회사에서 퇴사하고 선택한 곳은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생명이다. 큰 자본금 없이 시작할 수 있으며, 노력하는 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고 판단했다.

빠르게 적응했다. 잘 나가는 보험맨으로 변신한 것. 쉼 없이 달렸기 때문이라고 조 팀장은 회상한다. 2012년, 30살에 보험영업을 시작했고, 4년이 채 되기 전에 지점장까지 올랐다. 다른 사람들보다 몇 배 더 열심히 살았고, 그 덕분에 남들보다 더 빨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대기업 직장인 연봉을 월급여로 받을 정도로 소득도 따라 올라왔다.

“제가 이끄는 조직은 소위 잘 나가는 지점이었습니다. 완전판매를 하면서도 실적이 높았죠. 소비자보호 우수지점에 이름을 지속적으로 올리기도 했습니다.”

보험맨으로 잘 나가던 그가 돌연 직업을 바꾼다. 영업활동을 하다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고, 그 사람의 철학에 감회됐기 때문이다. 그 스타트업은 당시 활성화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고객 자산을 맞춤형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맞춤형 서비스는 그 동안 VVIP에게만 가능했다. 만약 이런 서비스가 일반 고객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면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스타트업 대표는 국내 최고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파운트를 이끄는 김영빈 대표다.

조현로 한국포스증권 팀장


◆ 파운트와 포스증권 만나...S클래스펀드 ‘독점 판매’

조 팀장이 이동한 직후 파운트는 한국포스증권에 투자, 2대 주주가 됐다. 포스증권은 증권사(판매사)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립적인 공모펀드 판매채널로 정부 주도하에 설립됐다. 이에 약 50개 자산운용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증권은 주식이나 채권 등 직접투자 상품을 팔지 않는다. 펀드 등 간접투자 상품만 판매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포스증권 설립 당시 펀드 판매보수가 가장 저렴한 S클래스 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인가했다.

포스증권 가족이 되자 조 팀장은 사명이 생겼다.

“포스증권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S클래스 펀드를 판매하죠. S클래스펀드는 판매비용 절감효과와 장기 투자문화 정착을 위해 기존 오프라인 클래스의 30% 내외 수준의 저렴한 판매 보수를 내고 가입 가능합니다. 즉 같은 상품을 3분의 1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거죠.”

장기투자 할 때 성패는 수익률에서 결정되는 것보다 비용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더 많다. 매년 1%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10년 투자할 때 수익률은 10% 이상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고객 접근성이었다. 포스증권이나 파운트 모두 온라인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다. 직접 찾아오는 적극적인 고객 이외에는 S클래스 펀드에 대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때 조 팀장의 과거 경력이 빛을 발했다.

“저는 보험설계사 경력이 있죠. 설계사는 직접 고객을 찾아가 설명을 합니다. 또 관리자인 지점장 경력도 있죠. 이런 경력으로 판단해보니, 보험설계사 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죠.”


◆ 보험과 투자, 고객이 더 관심 많은 분야는 무엇일까요?

금융소비자는 예기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보험도 가입해야 하지만, 저축도 하고 투자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보험설계사는 보험만 판다. 즉 금융 영역의 일부만 해결하는 셈이다. 이에 조 팀장은 보험설계사가 투권인 자격증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금융소비자는 사실 보험보다 투자상품에 더 관심이 많다. 보험은 불행을 예방하지만 투자상품은 희망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상품부터 화두를 꺼내면 자연스럽게 상담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조 팀장의 조언이다.

또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적지 않은 설계사와 만나며, 이들 보험설계사는 보험상품만 강조한다. 하지만 소비자는 보험은 물론 투자상품에 대한 지식까지 많은 사람에게 조언을 듣고 싶어 한다. 보험만 강조하는 보험설계사와 경쟁할 때 우위에 설 수 있다.

보험 판매수당 이외에 추가 소득도 발생한다. 조 팀장은 연금저축보험을 연금저축펀드로 이전시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저축 상품은 은행(연금저축신탁(2018년부터 판매중지)), 증권사(연금저축펀드), 보험사(연금저축보험)에서 모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가입자 70% 이상이 연금저축보험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연금저축보험은 7~10%에 달하는 사업비 등으로 기대수익이 높지 않다. 원금손실의 가능성이 있지만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면 낮은 사업비와 소비자가 직접 투자성향에 맞춰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은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이미 적지 않은 자금이 쌓여 있는 계좌이기 때문에 투권인 소득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참고로 보험은 판매수당을 받는다. 반면 펀드는 잔고에 따라 지속적으로 판매보수를 받게 된다. 잔고가 커질수록 많은 판매보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보험가입 잘 하셨어요? 투자 잘 하고 계셔요? 두 질문은 비슷하지만 고객이 듣기에는 매우 다르죠. 투자에 대한 질문에 더 귀를 기울이죠. 투자에 대한 화두를 꺼내고 고객의 연금저축보험을 기대수익이 더 높은 연금저축펀드로 이전하는 서비스만 추가 하는 거죠. 향후 연금액이 증가할 수 있으니 고객도 만족합니다. 또 보험 이외의 상품까지 전문적으로 상담하니 고객의 신뢰도 높아집니다. 추가 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는거죠.”

보험설계사가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더 빨리 팔고, 더 고액으로 파는 것이다. 그리고 보험 이외 금융상품을 추가로 서비스하는 방법이다.

“투권인은 법적으로 설계사가 영위할 수 있습니다. 고객은 펀드 등 투자에 대한 상담을 하다가 보험에 가입하기도 하죠. 물론 보험에 대한 문의에서 투자상품으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보험만 상담하는 것이 아니니 고객 신뢰가 높아지고 소개도 많이 나올 수밖에 없죠.”

이제 증권맨이 된 조 팀장은 오늘도 보험설계사에게 찾아간다. 보험설계사로 성장하려면 반드시 투자에 대해서 알아야 하며, 그 첫 시작이 바로 투권인 자격증을 획득하는 것임을 알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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