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네이버·카카오도 내 정보 팔아 돈 벌까?...보험플랫폼 개인정보 판매 여전

시그널플래너 자회사GA 등에 DB 제공...금융위 “살펴보겠다”

김승동 승인 2022.10.13 16:21 | 최종 수정 2022.10.13 16:51 의견 0

일부 보험플랫폼이 고객 개인정보(DB)를 여전히 유상으로 판매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가 보험시장에 진출하기 전, 고객DB 판매와 관련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시그널플래너(법인명 해빗팩토리)가 지난 2020년 설립한 자회사 보험대리점(GA)인 시그널파이낸셜랩(이하 시그널랩)에 고객DB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정보 3자제공 관련 제휴사에게는 유상 판매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문제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시그널플래너는 보험상담을 미끼로 고객DB를 획득한다. 획득한 DB는 대부분 자회사GA인 시그널랩으로 이동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시그널랩 설계사에게는 DB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적인 GA와 달리 시그널랩 설계사는 급여를 받는 정직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DB를 제공하기로 협약한 삼성화재, DB손보, 캐롯손보, BNK캐피탈, KB캐피탈, 차봇모빌리티 등에는 사실상 유상판매하고 있다는 것. 이들 회사는 시그널플래너로부터 제공 받는 대가로 광고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즉 자회사 GA 설계사는 무상제공, 제휴사는 유상 판매를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서는 거래 상대방에 따라 현저히 유리하거나 불리한 가격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가격차별로 보고, 공정한 거래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시그널플래너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에는 선정 됐다. 하지만 데이터판매업을 획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고객DB를 유상 판매하는 것은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도 데이터판매업을 획득해야만 고객DB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보험플랫폼 고객DB의 제3자 제공 관련 잡음이 해결되지 않으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시장 진출 후 적지 않은 문제가 야기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8월 2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빅테크사가 여러 보험사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시그널플래너와 같이 본사와 함께 자회사 GA를 두고 있다. 즉 보험비교를 통해 생성된 고객 DB가 NF보험서비스(네이버), KP보험서비스(카카오) 등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 또 네이버나 카카오와 제휴한 제3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는 보험업에 진출함에 있어 비교·추천 아니면 GA 둘 중 하나만 해야 한다”며 “비교·추천을 통해 광고비를 받는 사업을 할 것이라면 GA사업은 접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교·추천으로 광고수수료를 받고 자회사 GA로 고객DB를 유통할 경우 이중으로 수익을 챙기게 될 수 있다”며 “결국 빅테크 본사가 사실상 GA 사업을 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보험플랫폼 소속 GA 문제를 검토 중”이라며 “플랫폼의 보험산업 진출과 관련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그널플래너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법 시행 후 자동차보험료 산출·비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DB손보, 캐롯손보, 차봇모빌리티 등에 고객DB를 제공하지 않는다”며 “캐피탈사의 경우도 해당 서비스 준비 중으로 DB제공을 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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