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종신보험 가격 인하...‘영업에 총력’

4월 저해지환급형 상품 개정 예정...가격인하 효과 한시적

김승동 승인 2022.02.07 10:40 | 최종 수정 2022.10.24 12:38 의견 0

NH농협생명이 생명보험사 중 처음으로 주력 종신보험 가격을 인하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을 중심으로 영업 총력전을 펼치기 위한 복안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다만 농협생명의 이 같은 가격 인하는 오는 4월까지만 한시적으로 효과를 볼 것이라는 평가다. 4월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의 개정, 변경된 예정해지율을 반영하면 보험료가 인상된다. 이에 이번 가격 인하 효과를 상쇄시킬 것으로 분석되는 탓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최근 일부 저(무)해지환급형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2.00%에서 2.25%로 0.25%p 인상했다. 예정이율이 0.25%p 인상되면 보장성 보험료가 최대 10% 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간 보험사들은 시중금리 인하에 맞춰 예정이율을 지속으로 낮춰왔다. 그러나 최근 시중금리가 오르자 농협생명은 금리 인상 기조를 보험상품에 반영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생명보험 업계에서 시중금리 인상을 예정이율에 반영한 것은 농협생명이 유일하다.

업계는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보험료를 인하한 것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보험료 인하 효과는 오는 4월까지 한시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농협생명은 자산규모 65조원으로 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생명에 이어 업계 5위의 대형사다. 그러나 전속설계사 규모는 중소형사 수준으로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형 생명보험사는 모두 1만명 이상의 판매조직을 갖춘 것과 다른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협생명은 지역농축협 지점을 통한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와 GA를 통한 영업을 강화해왔다.

특히 이번 보험료 인하로 농협생명은 GA에 대한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방카슈랑스에서는 저축성 상품이 주로 판매되지만, GA에서는 보장성보험이 주력이다. 보험료 경쟁력을 강화하자 해지환급률도 기존보다 높아졌다. 즉 보험료를 낮춘 동시에 저축기능을 강화, 종신보험 판매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2020년과 2021년 축소됐던 영업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코로나19 펜더믹 이전 농협생명은 연 6000억원 가까이 사업비를 집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집행한 사업비는 예년 대비 15% 이상 감소한 약 5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농협생명의 이 같은 영업력 강화 전략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을 오는 4월 개정하라고 지시한 탓이다. 무(저)해지환급형 상품은 보험료를 산출할 때 예정해지율을 반영한다. 보험사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부적정한 예정해지율을 적용, 보험료를 과도하게 낮춰왔다. 해지율 산출기준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면 보험료가 약 15%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분석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GA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종신보험 판매 확대를 위해 보험료를 낮췄지만, 4월 상품이 개정되면 보험료 인하 효과는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이번 보험료 인하 방침은 고객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며 “저성장·저금리·저출산 3중고를 고객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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