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하면 실패한다”...영업달인이 조언하는 핵심역량은?

김성욱 신한금융플러스 감탄지사 지사장...“고객 도와야 고객도 나 도와”
‘좋은 동료와 함께 고객 인생 안내자 역할 할 것’

김승동 승인 2022.02.03 15:13 | 최종 수정 2022.02.04 07:28 의견 0

“설계사는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을 안내해주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김성욱 신한금융플러스 감탄지사장은 보험에 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영업을 하는 설계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거다.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닌 고객에게 진심으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설계사로 입문하고 1년 만에 10명 중 5명이 떠난다. 이는 영업만 하기 때문이라고 김 지사장은 진단했다. 영업이 아닌 고객에게 도움을 주면 지속적으로 고객이 늘어난다. 보험설계사가 가져야 할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 보험설계사는 고객 인생의 안내자

“한 고객이 미얀마 국적의 사람을 소개했습니다. 한국에서 돈을 벌어 고향인 미얀마에 부모와 배우자, 자녀 등 약 10명을 부양했죠. 그런데 위험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되어 있더군요. 월 2만원 정도의 상해보험 가입을 권했죠. 그런데 이 가입 건으로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생겼죠.”

김성욱 신한금융플러스 감탄지사 지사장


그 이주노동자는 상해보험 가입 3개월 후에 사망했다. 비자가 만료됐지만, 여전히 가족을 부양해야 했기 때문에 한국에 체류했던 게 화근이었다. 출입국 관리당국의 토끼몰이식 단속을 피하던 중 7.5m 아래로 추락했다.

초기 사인은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망’이었다. 가입해 둔 상해보험 약관에서 자살은 면책 사항이다. 즉, 고국인 미얀마에 남겨진 유가족의 생계도 막막해진 것. 하지만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김 지사장은 '열 일을 제쳐두고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뛰어들었다고 고백한다. 아는 변호사를 찾아가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사망선고를 한 병원을 찾아가 초진차트 정정을 신청했다. 동시에 방송국 등 미디어도 열심히 두드렸다. 고객 인생길의 마지막을 제대로 안내해 억울함을 풀어야 후련할 것 같았다고 회상한다.

2개월 후 병원에서 초진차트를 변경하겠다고 연락 왔다. 사망원인이 실족사로 바뀐 것이다. 유가족에게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전달한 것은 물론이다.

◆ 안내자 자처하다 내 인생 안내자 만나

‘김성욱 씨세요? 미얀마 대사관입니다. 너무 고마워서요. 강의 한번 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 지사장이 지난 2018년에 받은 전화다. 해당 강의에서 산재보험 등 보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강의를 들었던 이주노동자 상당수가 김 지사장에게 가입했던 것은 물론이다. 이후 소개도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영업이 아닌 이주노동자에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런데 김 지사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고객이 많아져 실적이 높아진 것뿐만 아니다.

강의 후 식사를 하면서 미얀마 외교관과 인연을 맺은 것이다. 2년 후인 2020년에는 그 외교관과 늦깎이 결혼도 했다.

“연애하면서 시간을 참 많이 뺏겼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소득은 늘더군요. 아내에게 했던 진심을 고객에게도 전달했는데...그런 마음이 통했나 봐요. 고객의 안내자 역할을 자처하자 인생을 함께할 안내자까지 만난 셈이죠. 내가 먼저 돕기 위해 손을 내밀어야 고객도 손을 내미는 거더군요.”

◆ “같이 보험가치 안내할 동료 찾습니다”

김성욱 신한금융플러스 감탄지사 지사장


김 지사장의 첫 직장은 저축은행이었다. 취업 후 6년이 지났고 나이도 30대 후반이었지만 소득은 300만원 남짓이었다. 게다가 잘못 판단한 투자로 적지 않은 빚도 안고 있었다. 같은 직장에 머무르면 빚만 갚다 퇴직할 것 같았다. 보험설계사로 업을 바꾸기로 했다.

절실했던 만큼 노력했다. 설계사로 업을 바꾼 직후 신인왕을 달성했다. 보험사는 영업실적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대우가 달라진다. 가장 빨리, 가장 낮은 등급에서 높은 등급까지 올랐다. 최단기 고소득자가 된 것이다.

“모르겠어요. 이제 남부럽지 않은 실적을 내기 시작했는데 갑자기 힘이 빠지더군요. 단지 조직 내에서 높은 등급으로 인정될 뿐, 사실 대우는 달라지는 게 없었어요.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고요. 혼자만 열심히 했던 거죠.”

김 지사장은 직접 제대로 된 조직을 만들어야겠다고 판단했다. 발전적인 관리자, 좋은 동료, 훌륭한 교육시스템, 절제된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런 것이 충족되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조직이 될 것이라 믿었다.

조직 구축을 위해 여러 보험사 사업단장과 만났다. 겉으로는 보험의 가치를 내세우면서도 속내는 실적과 수당만 강조하는 모순적인 모습에 속이 상했다고 고백한다.

그런데 신한금융플러스 관계자를 만났을 때는 느낌이 달랐다고 말한다. 실적이나 수당이 아닌 보험이 가진 가치에 대해서 함께 공감했다. 그리고 향후 목표를 공유하고 목표로 가기 위해 함께 그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공유했다. 김 지사장이 ‘이 곳’이라고 판단한 배경은 좋은 관리자를 먼저 확인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플러스는 신한금융그룹의 자회사 신한라이프가 출자한 법인보험대리점(GA)이다. 그러나 경쟁 보험사의 자회사형GA와 다르다. 모기업의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하지 않는다. 신한라이프도 신한금융플러스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마케팅을 해야 한다. 일선 GA처럼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판매한다.

하지만 내부통제는 GA의 평균을 넘어 보험사에 준하는 수준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모기업인 신한라이프는 물론 신한금융그룹까지 신뢰도에도 금이 간다. 철저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김 지사장은 이런 점이 오히려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영업하지 않으면 불완전판매를 고민할 필요도 없다. 보험은 판매하는 게 아닌 고객이 필요성을 느끼도록 안내할 뿐이다. 이에 내부통제시스템이 좋으면 그만큼 더 안정적이다.

발전적인 관리자, 절제된 내부통제시스템이 있으니 훌륭한 교육시스템만 구축하면 좋은 동료를 모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지사장은 자체적인 대규모 교육장을 구축했다. 상품교육은 기본이다. 여기에 보상지식과 함께 심리학은 물론 법무·세무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었다.

“20명으로 시작했어요. 제가 지사를 만들겠다고 나서자 30명이 합류했습니다. 올해 150명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내년엔 올해의 두 배로 규모를 키우려고 합니다.”

목표를 말할 때 김 지사장은 가장 담담했다. 막연한 희망이 아닌 구체적인 계획으로 인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모든 사람이 보석이라고 믿어요. 다만 대부분이 원석에 쌓여 있을 뿐이죠. 원석을 다듬으면 찬란하게 빛 날 것이라 믿습니다. 사람을 빛나게 하는 건 바로 좋은 관리자와 동료, 시스템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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