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보험 설계사 가능?" N잡 열풍에 불완전판매 우려 확산
메리츠·롯데손보·무지개컨설팅, N잡러 설계사 유치 본격화
저비용·DB수집...보험사만 '꽃놀이패'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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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16:31 | 최종 수정 2024.12.1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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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N잡'을 내세운 보험설계사 모집이 흥행하면서 업계 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기간만 영업하는 유령설계사들이 양산되고 불완전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반면 모집 회사 입장에선 꽃놀이패란 시각이다. 민원 발생률 감소는 물론 고객 데이터베이스(DB) 수집까지 원활해지면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와 대형 GA가 N잡러 설계사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부업으로 추가 소득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리츠파트너스'는 메리츠화재가 올해 2월 출시한 비대면 영업지원 플랫폼이다. 12월 현재까지 직장인과 주부, 자영업자 등 약 1700명이 파트너스로 등록된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가족, 지인 영업 등으로 거둔 예상 부업소득은 평균 140만원 내외. 파트너스 상담을 신청하면 전담 멘토가 배정돼 설계사 자격 시험 준비부터 보험계약 체결까지 상세히 알려준다는 설명이다.
롯데손해보험도 지난해 말 영업지원 플랫폼 '원더'를 선보였다. 원더를 통해 설계사 자격 취득부터 교육, 보험 영업까지 손쉽게 지원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N잡러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원더를 통해 위촉된 설계사만 지난 10월 기준 3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GA업계에선 무지개컨설팅이 N잡러 설계사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 무지개컨설팅은 지난 10월 보험 영업 플랫폼 'M플래너'를 출시했다. 홍보 내용은 앞서 보험사들의 영업지원 플랫폼 내용과 유사하다. 무지개컨설팅은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등 전문 인력에까지 N잡러 설계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업계는 N잡러 설계사 유치 경쟁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설계사 등록 후 지인 계약만 체결한 뒤 곧바로 이탈하는 경우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게 우려 중 하나다. 즉 등록만 되고 영업은 안 하는 유령설계사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이에 계약 후 관리 부실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성이나 윤리 의식이 부족한 N잡러들이 추가소득을 위해 무리하게 영업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보험설계사는 "N잡러 설계사의 경우 추가 소득이 목적인 만큼 무리한 영업으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설계사는 "해당 회사들의 홍보 내용을 보면 누구나 조금만 공부하면 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전문성을 가지고 영업해온 기존 다른 설계사들의 이미지까지 실추시켜 업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집 주체인 회사로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설명이다. 설계사 모집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감소하는 데다 신규 DB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체결되는 계약 대부분이 설계사 본인 또는 가족 계약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민원 발생률도 확연히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설계사 중에서도 가족과 지인 위주로 단기간 영업하고 그만두는 설계사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보험사나 GA로선 N잡러 설계사가 지속해서 실적을 내도 좋고, 그만두더라도 낮은 비용으로 실적과 DB를 챙길 수 있으므로 손해볼 게 없는 꽃놀이패"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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