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최근 자신의 이름을 도용한 주식 리딩방이 텔레그램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해당 리딩방은 ‘전략테마종목’ 투자로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하이에셋’이라는 유사투자자문업자 명의의 계약서까지 작성하고 있었다. 전 대표는 블로그 등 SNS에서 자신을 내세운 하이에셋 홍보 글이 동시다발적으로 게시된 사실도 확인했다.

유명인을 사칭해 개인 투자자의 신뢰를 악용한 불법 리딩방이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이 부적격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직권말소했다고 밝힌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정식 신고된 업체의 상호까지 도용되면서 투자자 피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상현 대표는 부동산·주식·보험·세금 등 다방면에서 금융사와 교육기관에서 강의를 진행해온 금융 전문가다. 하이에셋은 금감원에 정식 신고된 유사투자자문업자다. 양측 모두 주식 리딩방 운용자에 의해 사칭과 상호 도용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미지=사칭 블로그(왼쪽)들이 취재 이후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됐다(오른쪽)]

전 대표는 “그동안 어떤 형태의 리딩방도 운영한 적이 없다”며 “피해자 확산을 막기 위해 수사기관 신고 이전에 언론에 제보해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옥석 하이에셋 대표는 “타인을 사칭하며 주식 리딩방을 운영하는 행태와 본사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회사명을 도용해 텔레그램 등에서 사기를 치는 이들이 있어 금감원에 해당 사실을 신고했고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유사투자자문업을 영위하는 것은 맞지만 관련 문제로 시간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회사 전화번호도 없앴다”고 덧붙였다.

뉴스포트는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리딩방 운영자의 전화번호로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아울러 취재 시작 당일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됐던 다수의 전상현 대표 사칭 홍보 글이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된 사항에 대한 조사 진행 여부는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상호나 대표 명의가 도용된 사례가 간혹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안은 사기 등 형사처벌 대상일 수 있으므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정식 신고를 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신고된 1942개 유사투자자문업체를 대상으로 경찰,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협력해 전수조사를 실시, 지난달 105개 부적격 업체에 대해 신고 말소 조치를 내렸다. 직권말소된 업체는 향후 5년간 유사투자자문업 영위가 금지된다. 2019년 제도 도입 이후 금감원이 직권말소한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총 1631개에 달한다.

한편,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다. 개정안은 오픈채팅방·유튜브 등 양방향 온라인 채널을 통한 유료 영업을 전면 금지하고, 수신자의 입력이 불가능한 단방향 채널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일반적 조언만 제공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위반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허위 또는 과장된 수익률을 제시하거나, 특정 기간의 운용 실적만 부각하는 표시·광고 역시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