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예실차 논란]上 3분기만 2400억...상반기 예실차 맞먹는 수준

금감원, 예실차 비율 ±5% 이내 권고...메리츠화재는 15%에 육박

여지훈 승인 2023.12.01 10:54 의견 0

메리츠화재가 3분기에도 막대한 예실차(예정과 실제의 차이) 이익을 이어갔다. 메리츠화재는 큰 예실차가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하지만 3분기 예실차가 상반기 예실차에 버금간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실차가 크다는 건 계리적 가정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 3분기까지 5396억원의 플러스(+) 예실차를 기록했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1117억원 ▲2분기 1878억원 ▲3분기 2401억원이다. 예실차는 보험금, 사업비 등의 예상액과 실제의 차이를 말한다. 통상 예실차 규모가 크면 이익(손실) 여부와 무관하게 보험사의 계리적 가정이 정밀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한다.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의 예실차가 크니 예실차 비율도 확대되고 있다. ▲1분기 9.1% ▲2분기 12.1% ▲3분기 14.4%로 커졌다. 예실차 비율은 예실차를 예상보험금과 예상비용의 합산액으로 나눈 값이다. 예상했던 것 대비 실제 얼마나 큰 차이가 발생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3분기 예실차 비율은 금융감독원 권고치(±5%)의 약 3배에 달한다.

메리츠화재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의 통계를 미반영한 영향 때문에 예실차가 커졌다는 입장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코로나 종식 이후 손해율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제 손해율은 예상했던 것보다 늘지 않아 예실차가 커졌다"고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는 병의원 방문이 급감했다. 이에 실손의료보험 등에서 지급보험금이 줄었다. 보험금이 줄어드니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다. 요율 산정시 코로나 팬데믹 기간의 통계를 반영하지 않으면 예상보험금이 실제 보험금보다 커질 수 있다. 예실차(+)가 확대되는 것.

즉 메리츠화재는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했고 이에 상반기 예실차가 커졌다는 항변인 셈이다. 하지만 3분기부터는 메리츠화재의 이러한 설명도 통용되기 어려워졌다.

금감원이 지난 상반기 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적용하는 보험사의 계리적 가정이 각각 달라 비교가 불가능하다 지적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탓이다. 이에 금감원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맞춰 실손의료보험의 예실차를 산출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도 예외는 아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3분기부터 금감원 가이드라인을 전부 반영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3분기 메리츠화재의 예실차 확대는 실손의료보험의 계리적 가정값 이외 다른 것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예실차가 확대된다는 건 계리적가정이 정밀하지 못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