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100만원 찍겠네"...보상 경쟁 불붙는 암 통원일당
의료기술 발달로 고가 치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 반영
치료방식 변화 추세 '입원→통원'
치료비 보전 개념으로 모럴해저드 가능성 낮아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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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0 16:01 | 최종 수정 2024.01.24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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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암 통원치료비(통원일당) 보험금을 앞다퉈 상향조정하고 있다. 표적항암치료 등 통원치료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고가의 치료비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업계 전문가는 분석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의 암 통원일당 보장금액이 지난해 대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상급종합병원 암 통원일당 합산시 20년납 100세 만기(종신만기) 기준 ▲미래에셋생명 80만원 ▲신한라이프 80만원 ▲흥국화재 75만원 ▲DB손해보험 70만원 ▲교보생명 70만원 ▲동양생명 70만원 ▲삼성생명 6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작년 보장금액 평균이 20만~4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치솟은 것.
암 통원일당은 피보험자가 암을 통원치료 받을 때 1회당 지급하는 보험금이다. 암 진단비나 수술비 특약과 같이 가입 후 면책기간(90일)을 적용받지만 감액 기간은 없는 게 일반적이다.
보험사들이 암 통원일당 보장금액을 높인 것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치료방식의 변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표적항암치료, 면역항암치료, 중입자치료 등 차세대 치료기술이 나오면서 암 치료비용이 높아졌다. 이런 치료는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통상 치료비가 수백, 수천만원에 달한다.
암 통원일당은 이러한 고가의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란 관측이다.
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는 "과거 암 치료는 입원 위주였지만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통원 치료가 많아졌다"면서 "실손의료보험은 통원 보험금 한도가 통상 20만원이라 고가의 치료비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암 통원일당으로 표적항암·면역항암치료를 받는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도 "과거에는 병원등급별 세분화 없이 암 직접치료 특약 하나로 10만~15만원 보장했던 게 전부였다"면서 "보험사들이 특약 세분화를 통해 상급병원에서 고가의 수술을 받고 싶어하는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암 통원일당 보상금액을 높이는 쪽으로 판매 경쟁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발생하는 치료비보다 보상금액이 더 많은 의료 남용 가능성에 대한 걱정이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는 의료남용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의견이다.
전상현 대표는 "표적항암·면역항암치료 등은 병원 방문 후 약물을 처방 받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약값이 수백만원의 고가이기 때문에 보상금액이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상금액이 실제 치료비보다 낮은 데다 역선택을 막기 위한 면책기간도 있으므로 보험금을 노리고 통원 횟수를 늘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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