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털이 푸본현대생명, 건전성 비율 '5%'...계약자에게 줄 돈 없어

부채-자산 듀레이션 미스매칭...ALM관리에 허점

여지훈 승인 2024.01.03 11:17 | 최종 수정 2024.01.04 07:31 의견 0

푸본현대생명이 자산부채종합관리(ALM: Asset Liability Management)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자산-부채의 듀레이션 미스매칭으로 금리 위험에 크게 노출된 탓이다. 계약자가 한꺼번에 보험을 해지한다면 환급금을 지급할 돈이 턱 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현재 푸본현대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비율)은 5%에 그쳤다. 경과조치(제도 적용 일시 유예)를 적용하면 164%다. 금융당국이 감독법규에서 요구하는 지급여력비율은 100%이며, 150% 이상을 권한다.

[사진=푸본현대생명]

경과조치는 한시적인 제도 적용 유예다. 이를 감안한다면 푸본현대생명은 사실상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이 없는 셈이다.

앞서 푸본현대생명은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모두에 K-ICS 시행에 따른 경과조치를 신청한 바 있다. 생명·손해보험사를 통틀어 가용·요구자본 모두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푸본현대생명, IBK연금보험, 하나생명뿐이다. 모두 연금보험 비중이 큰 회사다.

푸본현대생명은 수차례의 유상증자와 후순위채권 발행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 3925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또 4월(800억원), 6월(980억원), 9월(300억원) 등 3차례에 걸쳐 총 2080억원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여기에 올해에도 2000억원 이내에서 후순위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이나 투자 등을 통한 자본 확충이 어렵다보니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자구책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리스크관리 및 K-ICS비율 제고 방안을 듣고자 푸본현대생명에 수일에 걸쳐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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