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AIA생명, 전속조직까지 떼 낸다...사실상 제판분리
600명 전속조직...연내 자회사 AIA프리미어파트너스 합류 추진
김승동
승인
2023.10.30 08:00
의견
0
AIA생명이 전속 영업조직을 분리,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AIA프리미어파트너스(이하 AIAPP)와 합친다. 사실상 제판분리를 단행하는 셈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은 이날 오후 제판분리 관련 최종 노사협의를 진행했다.
사측인 AIA생명은 전속 영업조직을 지원하는 총무 등을 자회사인 AIAPP로 전적, 완전한 제판분리를 진행한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고용안정 등의 문제로 인해 본사 지원조직(정직원)의 전적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약 600명의 전속 설계사는 대부분 AIAPP로 합류시킨다는 방침이다. 목표 시기는 올해 12월 말로 알려졌지만, 개인사업자 신분인 설계사를 강제로 이동시킬 수 없다. AIAPP로 완벽한 이동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전속 영업조직을 자회사인 AIAPP와 합류하기 위한 협의가 있었다”며 “AIAPP 합류를 원하는 설계사 먼저 이동하고, 나머지 다른 설계사는 천천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AIA생명은 지난 8월 500억원의 자본금으로 자회사 AIA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이후 200억원을 추가 투입, 업계 관행보다 높은 수준의 정착지원금(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하며 영업조직을 키웠다. 현재 설계사는 약 4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GA업계에서 400명의 영업조직은 명함을 내놓을 수 없는 수준이다. 소속 설계사 3000명 이상의 GA만 30곳이 넘는다. 바게닝파워을 갖출 수 없는 게 업계의 평가다. 조직을 더 키우는 것이 AIAPP의 당면한 숙제인 셈.
AIA생명이 꺼낸 카드는 제판분리. AIA생명 전속설계사가 AIAPP로 이동할 때 수수료 체계가 변경되며, 잔여수당에 대한 논의도 해야 한다. 이에 한화생명 사례처럼 완벽한 제판분리가 아닌 전속설계사 중 희망자만 이동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한화생명은 본사와 자회사GA를 물적분할, 일시에 제판분리를 단행했다.
AIA생명 전속 영업조직이 AIAPP로 이동한 이후에도 GA시장에서 정착지원금 등을 앞세운 잡음이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AIAPP의 규모가 1000명이 안 되는 수준이기 때문. 여전히 바게닝파워를 갖출 수 없는 탓이다.
GA업계는 영업조직이 크고 판매량이 많을수록 같은 상품을 판매했을 때 지급하는 수수료가 많아진다. 1000명 이내의 조직은 상품 판매량이 제한되어 있으며, AIAPP와 같은 자회사형GA의 경우 본사 상품을 많이 판매해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라는 시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AIA생명 전속설계사 약 600명 중 실제 영업을 하는 설계사는 400명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며 “AIAPP가 본사 전속 영업조직을 모두 흡수한다고 해도 1000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바게닝파워를 갖추기 위해서는 조직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며 “AIAPP가 출범할 때처럼 자본력을 앞세워 정착지원금 등을 추가 지급하며 설계사를 끌어모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