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개 켜는 하나생명‧하나손보, 대형 GA와 협력 물살

방카슈랑스 중심 판매채널에서 다변화...'보장성보험' 앞으로

여지훈 승인 2023.05.24 11:13 | 최종 수정 2023.05.24 15:25 의견 0

하나생명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켠다. 보장성보험 판매를 위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과의 제휴 강화에 나선다. 그룹사 간 시너지를 위해 양사의 협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는 에이플러스에셋, 인카금융서비스, 한국보험금융 등 대형 GA와 제휴를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 상반기 이들 GA를 중심으로 보장성보험 라인업을 강화하고 하반기에는 다른 GA와의 제휴도 폭넓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하나생명은 GA채널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지난해 10월 대형 GA인 에이플러스에셋과 제휴, 변액연금 판매를 개시했다. 올해 4월부터는 종신보험 판매도 본격화했다. 이외에도 10여개의 대형 GA와 협력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손보의 자회사형 GA인 하나금융파인드를 통해서도 종신보험과 변액연금보험 등을 판매 중이다.

GA채널 강화를 위한 전산 시스템 구축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초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영업채널 다각화는 올해 새로 취임한 임영호 하나생명 대표의 야심찬 포부이기도 하다.

지난해 하나생명의 초회보험료 비중 중 97.8%가 방카슈랑스다. 이에 판매상품도 은행 고객의 니즈와 유사한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이었다. 하나생명의 일반계정 초회보험료 중 95.4%가 저축성보험에 몰려 있다.

저축성보험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낸다. 자산운용 이익에 보험상품 특유의 위험률차익까지 거둬들일 수 있는 보장성보험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에 보장성보험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선 것. 다만 보장성보험은 판매에 더 많은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설계사 위주의 영업이 필수적인 것.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려는 하나생명이 GA채널 확대를 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체질 개선 과정에서 애로도 있었다. 투자비용과 감가비, 판관비 등이 증가한 것. 이로 인해 올 1분기 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8억원) 대비 손실폭이 증가했다.

하지만 보험손익만 봤을 때 큰 폭의 개선이 있었다는 게 하나생명 측 설명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올 1분기 보험부문 손익만 봤을 때 1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며 "지난해 각종 시스템 구축으로 올해부터 감가상각이 들어간 점, 새 먹거리 사업을 위해 투자비용과 판관비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하나손해보험도 GA채널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 그룹에 편입한 하나손보는 지난 2일 자회사인 하나금융파인드의 주식 140만주를 70억원에 매입하며 증자에 참여했다.

하나금융파인드는 하나손보가 지분 100%를 보유한 보험판매 전문 자회사다. 현재 하나손보뿐 아니라 하나생명의 보험상품도 취급하고 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GA는 초기 투자를 통한 영업조직 확대가 중요하므로 자회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했다"며 "GA채널 강화를 위해 에이플러스에셋, 인카금융서비스, 한국보험금융 등 대형 GA와의 제휴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손보의 우선 과제 역시 그동안 실적이 저조했던 장기보험에서의 경쟁력 강화다. 특히 건강보험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을 통해 쉽게 비교, 가입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 등과 달리 건강보험은 대면 영업이 주효하다. 하나손보가 GA채널 확대를 꾀하는 이유다.

보장성보험인 건강보험 판매의 증가는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에 기여한다. CSM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아래서 보험사의 주요 수익지표로 꼽힌다. 자동차보험에 지나치게 편중된 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손보의 전체 보험에서 자동차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원수보험료 기준)은 61.3%에 달했다.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다른 보험사를 인수합병(M&A)하는 계획은 아직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통한 새 영역으로의 확장을 강조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의 비은행권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M&A를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돈다"면서도 "추측성 소문 외에는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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