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KB손보 잡는다"...메리츠화재, 자동차보험에 ‘사업비 확대’

디마케팅에서 적극마케팅으로 전략 변경...'손해율 안정화 예상'

김승동 승인 2022.06.07 13:03 의견 0

메리츠화재가 자동차보험 시장을 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돈 안 되는 시장이라고 판단 디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최근 입장을 바꾼 것이다.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비를 확대 집행하고 나섰다. 향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장기적으로 안정화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1분기 자동차보험에서 매출(원수보험료) 2128억원(점유율 4.4%)을 기록했다. 2019년 1분기에는 1640억원(3.3%)에 불과했다. 2년 만에 매출과 점유율을 각각 약 30%, 1.1%p 높아진 것이다.

그간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의도적으로 매출을 줄였다. 디마케팅을 진행한 것. 그러다 지난 2020년 1분기부터 자동차보험을 조금씩 강화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단기손해율 안정화는 물론 지속적인 제도 개선으로 장기손해율도 안정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는 평가다.


세부적으로 메리츠화재의 분기당 평균 매출 및 점유율은 ▲2017년 2019억원, 4.8% ▲2018년 1959억원 4.5% ▲2019년 1633억원, 3.3%로 감소 추세였다. 수익성이 높지 않은 자동차보험을 축소해 경영 효율성을 더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다 2020년을 기점으로 전략이 달라졌다. 코로나19로 운행량이 줄자 손해율도 감소했다. 자동차보험 시장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매출과 점유율을 늘리기 시작했다. ▲2020년 1765억원, 3.6%로 다시 확대되었으며 ▲2021년 2015억원 4.0%로 점프했다. 다시 점유율 4%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자동차보험 부문 사업비율을 보면 메리츠화재의 전략을 우회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업비율은 ▲2017년 21.7%(사업비 1683억원) ▲2018년 20.3%(1522억원) ▲2019년 18.8%(1174억원)을 기록 디마케팅 시기에 사업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축했다. 그러다 ▲2020년 19.1%(1288억원) ▲2021년 23.1%(1785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업비율을 4.0%p나 대폭 늘렸다.

메리츠화재가 이처럼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장기적으로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당국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안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경미사고로 인한 보험금 누수다. 후미추돌로 인한 단순 염좌도 많은 합의금을 목적으로 장기간 병원치료를 받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에 4주까지는 진단서 없이 치료를 보장하지만, 4주를 초과하면 진단서에 표기된 진료기간까지만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제도를 개선, 오는 2023년부터 시행한다.

또 한방병원과 관련 보험금 누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제도 개선도 진행했다. 1인실 입원료의 상한선을 설정하고, 자동차보험 수가기준이 불분명했던 첩약·약침 등 한방진료 주요항목의 진료수가 기준을 정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인 2021년 대형4사(삼성·현대·DB·KB)는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492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메리츠화재는 18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면서도 “만약 메리츠화재가 사업비를 대폭 늘리지 않았다면 흑자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리츠화재는 최근 자동차보험 인수심사를 완화하는 한편 판매수수료를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안정화 될 것으로 판단, 디마케팅 전략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지난 2017년 266억원 흑자를 기록한 후 2018년 –7237억원, 2019년 –1조6445억원 2020년 –37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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