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에 칼 갈았다’ DGB생명, 김성한號 500억 흑자 예상

1분기 건전성 악화는 착시...K-ICS 비율은 안정적

김승동 승인 2022.05.26 13:55 | 최종 수정 2022.05.26 14:16 의견 0

DGB생명이 강소 보험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오는 2023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맞춤 전략 덕이다. 고도화한 자산부채종합관리 및 변액보험 중심 영업 전략으로 부채 감소와 함께 효율적인 자산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속적인 이익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GB생명은 IFRS17이 도입되는 오는 2023년 이후 매년 500억원 내외의 꾸준한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DGB금융지주의 효자 계열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또 IFRS17과 함께 도입하는 새건전성기준 K-ICS(킥스) 비율도 150% 이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IFRS17 도입 후 DGB생명 이익 증가 배경은 수익을 인식하는 회계방법의 변화 때문이다.

현행 회계는 현금주의다. 보험료가 얼마나 들어왔고 보험금이 얼마나 지급됐는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이 때문에 저축성보험료를 수익으로 과다인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보험료가 들어오는 시기와 보험금이 나가는 기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로 인한 회계상 왜곡도 적지 않았다.

반면 IFRS17은 발생주의다. 보험료와 보험금 차액이 아닌 판매계약의 가치를 평가한 다음 전 보험기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한다. 장기적인 미래 현금흐름을 고려하여 얼마나 가치가 높은 상품을 판매·관리했는지에 따라 수익이 달라진다. 이에 당기순이익이 평탄화된다.

달라진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DGB생명은 매년 지속적으로 DGB금융지주 효자 계열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DGB생명 관계자는 “현재 IFRS17 관련 모든 회계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2023년 이후 매년 400~50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사진 = DGB생명]


◆ 1분기 건전성 악화는 RBC 착시...K-ICS는 안정적

최근 급격한 시중금리 상승으로 DGB생명은 1분기말 현재 지급여력비율(RBC)에서 경등이 켜졌다. 그러나 이는 현행 건전성 기준인 RBC가 가지고 있는 착시에 불과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시중금리 상승은 오히려 보험사에 호재이기 때문이다. 시중금리 상승은 운용자산이익률 증가를 뜻하며, 이는 곧 투자영역이익 확대로 연결된다. 이에 금융당국도 상반기 중 RBC 하락과 관련 착시를 없애기 위한 제도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1분기 RBC 관련 건전성 경고등이 오작동한 셈이라는 의미.

DGB생명은 중소형 보험사라는 점은 IFRS17 이후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 과거 판매한 확정고금리 상품이 많지 않다. DGB생명의 부채부담이율은 3% 초반에 불과하다. 반면 현재 적용하는 할인율(장기선도금리)는 4.95%이며, 시장금리(국고 10년)은 약 3.3%다. 부채부담이율보다 할인율이나 시장금리가 더 높은 것.

2023년 회계전환시점에 부채 감소가 예상되며, 오히려 자산은 대폭 증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이에 전환시점 이후 새로운 건전성 제도인 K-ICS(킥스)를 적용하면 DGB생명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이상을 지속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부채와 자산의 듀레이션(잔존만기)을 매칭시키면 금리변동에 따른 K-ICS 변동이 감소한다. 이에 지금처럼 시중금리에 따라 K-ICS 비율이 급등락할 가능성도 낮아진다.

참고로 대형 생보사의 부채부담이율은 3% 후반~4% 초반인 반면, DGB생명은 3% 초반이다. 반면 현재 적용하는 할인율(장기선도금리)는 4.95%이며, 시장금리(국고 10년)는 약 3.3%다.

◆ 변액연금 중심...체질개선 ‘성공적’

지난 2020년 김성한 사장이 부임하면서 IFRS17에 맞춰 본격적으로 진행한 체질개선도 성공적이라는 분석이다. 김 사장은 변액연금보험 특화 보험사라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지난 2019년 DGB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310억원에 불과했다. 김 사장이 부임한 해인 2020년에는 1526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지난해인 2021년에는 2867억원으로 다시 두 배 가량 불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이후 처음 납입된 보험료로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변액연금보험은 IFRS17 회계에서 유리한 상품군으로 꼽힌다. 보험료 적립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기 때문에 특별계정으로 따로 관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리형 상품 대비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은 만기가 길기 때문에 보험부채 포트폴리오가 좋지 않은 보험사는 전환시점 이후 오히려 건전성이 악화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DGB생명은 중소사라는 점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부채 부담 이율이 높지 않고, 최근 변액보험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회계기준이 바뀌는 내년 이후 DGB생명은 강소 보험사로 탈바꿈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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