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핀 제거는 수술 아냐”...대법까지간 분쟁, 삼성생명 ‘완승’

무지외반증 핀 삽입만 수술로 인정...‘1회만 지급하라’
보험금 지급 분쟁...핵심은 ‘직접치료 목적 인정 여부’

김승동 승인 2022.04.13 15:07 | 최종 수정 2022.04.27 12:56 의견 5

# A씨는 무지외반증(발가락 뼈 변형)으로 삽입했던 핀 제거술(발정술)을 받고 보험금을 청구했다. 삼성생명은 핀 제거는 치료 직접목적의 수술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앞으로 골절 등의 치료를 위해 삽입했던 핀(고정물)을 제거할 때는 수술보험금을 받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법원이 핀 제거는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하는 수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문이다.

13일 법조계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은 보험금 지급과 관련 판결(2021다286338)에서 핀 제거술은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하는 수술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런 법원의 판결은 지난 2016년 금융분쟁조정위원회(조정번호 2016-5)의 무지외반증 분쟁의 결정과 상반된다. 분조위는 핀 제거술도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하는 수술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권고했었다.

◆ 법원, 분조위 엇갈린 판단....쟁점은?

무지외반증과 관련 법원·분조위의 판단이 다른 쟁점은 치료를 직접목적으로 핀 제거술을 진행했는지 여부다.

수술과 관련해 발생하는 분쟁은 크게 ①수술의 정의 부합 여부 ②직접치료 목적 여부 ③수술 횟수 적정성 여부 등 세 가지다.

무지외반증 핀 제거술과 관련 ①번과 ③번은 다툼의 여지가 없다. 핀 제거술은 ‘절단, 절제 등의 조작을 가하는 것’에 해당한다. 또 핀 삽입·제거로 2회 진행된다. 문제는 직접치료 목적이었는지 여부다.

법원은 핀 제거가 직접치료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①삽입했던 핀이 불편감을 주지 않아 제거 필요성이 없을 수 있으며 ②주치의도 핀 제거는 직접치료 목적의 수술로 볼 수 없어 진단코드를 Z47(골절판 및 기타 내부고정장치의 제거를 포함한 추적치료)로 추정했다는 점이 배경이었다. 또 ③과거 분조위 결정을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분조위는 ①삽입한 핀에 의한 자극으로 통증 등 증상을 호소,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치며 ②핀 제거가 무지외반증 치료를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해석해야 하고 ③이에 핀 제거도 직접치료 목적으로 하는 수술법으로 봤다.

쟁점의 핵심은 삽입한 핀의 불편감 및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쳤는지 여부다.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주지 않으면 핀 제거술은 직접치료 목적에 해당하지 않는 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직접치료 목적이 될 수 있다.

한편, 무지외반증 핀 제거술 관련 대법원 판단을 두고 법조계도 논란이다. 일부는 대법원의 판단이 명확했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분조의 결정처럼 핀 제거술도 직접치료 목적으로 봐야 하며, 이에 수술보험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혜원 법무법인 산지 보험전문변호사는 “삽입했던 핀이 불편감을 주고 통증을 유발하지 않았다는 참고인(감정의)의 진술이 판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핀제거술을 하지 않으면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면 결론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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