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신보험 “10년 전 가격으로”...메트라이프 보험료 거품 ‘싹뚝’

예정이율 3.0% 적용, 경쟁사보다 3000만원 저렴
상속재원 마련...종신보험 본연 목적 마케팅도 ‘호평’

김승동 승인 2022.04.04 15:29 | 최종 수정 2022.04.04 16:29 의견 1

메트라이프생명이 종신보험 시장에서 칼을 빼 들었다. 보험료를 대폭 낮춰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상품을 출시했다. 또 상속재원 마련이라는 종신보험 본연의 가입목적을 강조, 완전판매에 나선 것도 호평을 받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최근 상속 재원 마련에 최적화한 ‘모두의 상속 종신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가장 큰 특징은 3.0%의 보험료산출이율(예정이율)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만기까지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을 0.5% 인상하면 보험료는 최대 20% 이상 저렴해진다.

생명보험업계가 예정이율을 3% 이상 적용한 것은 지난 2015년 이전이다. 2016년 이후 저금리기조에 따라 예정이율이 2%대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1%대를 적용한 상품까지 나왔다. 예정이율이 낮아지자 이에 상응해 보험료 부담은 증가했다.

각 보험사들이 지난 2017년 이후 저(무)해지환급형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 것은 예정이율 인하가 배경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자 보험료가 올랐고, 보험료 상승폭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저(무)해지환급형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저(무)해지환급형 상품은 납입기간에 해지할 경우 환급금이 적거나(저해지) 없는(무해지) 상품이다. 대신 해지환급금이 있는 표준형 상품보다 보험료가 20%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었다.

즉 보험사는 저금리에 따라 예정이율을 낮게 적용할 수밖에 없으니 상품구조를 저(무)해지환급형으로 변경해 출시,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줄여왔던 셈이다.

최근 시중금리는 급격한 상승 추세다. 메트라이프는 시중금리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과감히 예정이율을 높여 보험료 부담을 줄인 상품을 출시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변액보험의 강점 살려...보험료 부담 대폭 완화

이 상품으로 40세 남성이 1억원을 보장받기 위해 매월 납입하는 보험료는 19만2500원이다. 총납입보험료는 4620만원. 경쟁사에서 변액종신보험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매월 약 25만원(총 6000만원) 내외를 납입해야 한다. 약 1400만원을 덜 내고 똑같은 사망보험금 1억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저해지환급형 종신보험과 비교하면 총 납입보험료 차액은 2000만원 내외다. 변액보험이 아닌 종신보험 중 표준형 상품과 비교하면 약 2500만원 가량 보험료 경쟁력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처럼 보험료 경쟁력이 우수한 이유는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한 것과 함께 변액보험의 특징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한다. 또 보험에 쌓인 투자적립금을 특별계정으로 관리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금리연동형상품(비변액보험) 대비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다. 이에 통상 0.25%p~0.5%p 정도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할 수 있다.

메트라이프의 이 상품 역시 경쟁사 변액종신보험 대비 0.5%p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했다는 평가다. 높은 예정이율을 적용한 덕에 저(무)해지환급형 상품보다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가입자의 경우 조기해지에 대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점도 있다. 저(무)해지환급형 상품은 납입만기 이전에 해지하면 환급금이 없거나 적다. 하지만 이 상품은 가입 후 일정 시점까지 환급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3.0%의 예정이율을 적용한 것은 약 10년 전이었다”며 “높은 예정이율 적용과 동시에 변액보험의 특징을 살려 보험료 경쟁력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마케팅도 레트로...저축 아닌 상속재원 마련에 ‘집중’

종신보험의 가입 목적은 ▲가장의 조기사망 대비 ▲상속재원 마련 등이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는 부수적인 ▲연금재원 마련 ▲목적자금 마련 등의 기능을 더 강조해 판매했다. 보장성보험의 대표상품인 종신보험을 저축이나 연금상품으로 오인하는 배경이다. 이런 마케팅으로 인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보험 민원 10건 중 약 7건이 종신보험 관련 불완전판매 건이다.

메트라이프는 이 상품을 출시하면서 종신보험 가입 목적도 바로잡았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상품명을 통해 ‘상속’을 강조했다. 최근 집값 급등이나 가업상속 등으로 상속재원 마련을 고민하는 자산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하겠다는 의미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 본연의 가입목적은 상속재원 마련에 있다”며 “최근 집값 등 자산가격 급등으로 상속재원 마련을 고민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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