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게재 순서
①실효된 계약이지만 보장은 됩니다...DGB생명, 모순 주장
②DGB생명, 기초서류 준수의무 위반?...중요내용 안내 없어
③실효 후 보장 '안 돼→돼'...DGB생명, 1년만에 안내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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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이 기초서류 준수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에 직면했다. 이 의혹 축소를 위해 보험계약의 '실효'와 '해지'를 억지 구분하는 등 모순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관련기사: [실효 번복 논란]① 실효된 계약이지만 보장은 됩니다...DGB생명, 모순 주장]. 기초서류를 준수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문제이며, 기초서류를 준수했다면 중요 내용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는 해석이다.
6일 뉴스포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2020년 1월 A씨는 DGB생명의 마음든든유니버설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주계약인 사망보장 외에 종속계약인 특약은 가입하지 않았다.
가입설계서에는 보험계약 유지기간으로 5년 5개월이 명시됐다. 유니버설보험인 만큼 월대체보험료납입제도(월대체보험료) 기능도 있었다. 월대체보험료는 의무납입기간(이 상품의 경우 2년) 이후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더라도 적립금(해지환급금)에서 위험보험료 등을 차감해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당시 DGB생명이 제시한 5년 5개월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경쟁사보다 최대 2년 이상 길었다는 게 복수의 설계사의 전언이다.
설계사는 DGB생명의 교육에 따라 월대체보험료로 5년 5개월간 보험계약이 정상 유지된다고 판단, 해당 내용을 고객에게 설명해 가입을 권했다. 2년만 내고도 5년 5개월의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장점으로 이 상품은 인기를 끌었다고 전해졌다.
문제는 DGB생명이 약속한 5년 5개월 이전에 해당 계약이 실효되면서 발생했다.
A씨는 의무납입기간인 2년간 보험료를 납입했다. 이후부턴 해지환급금에서 월대체보험료가 차감되도록 했다. 가입설계서 내용대로라면 가입시점인 2020년 1월에서 5년 5개월 후인 2025년 5월까지 추가 보험료 납입 없이 계약이 유지돼야 한다.
그러나 가입설계서에 명시된 기간 대비 1년 8개월 빠른 2023년 12월 DGB생명으로부터 납입최고(독촉)를 받았다. 적립금이 고갈돼 더 이상의 월대체보험료 충당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은 실효됐다.
A씨는 가입설계서의 명시 기간 대비 보험 실효 기간이 짧은 것에 대해 민원을 넣었다. DGB생명은 A씨 계약이 실효된 것은 맞지만 예정적립금이 남아 있으므로 최저사망보험금은 보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실효는 됐지만 가입설계서상 표기된 보험계약 유지기간은 최저사망보험금 보증기간을 뜻하므로 해지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가입설계서상 보험계약 유지기간은 보험계약의 효력이 온전히 유지되는 기간을 뜻한다. 유니버설보험의 경우 월대체보험료가 진행되면서 적립금이 완전 고갈될 때까지의 기간이 보험계약 유지기간에 해당한다.
DGB생명의 주장처럼 최소한의 기능만 남아 있는 기간을 정상적인 보험계약 유지기간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에 보험계약이 유지된다고 명시한 기간 대비 1년 8개월 빨리 실효가 되었다면 이는 기초서류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예정보다 월대체보험료를 많이 차감, 적립금이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울러 기초서류 오류가 아니라면 가입자에게 알려야 할 중요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문제가 된다. 중요 내용의 경우 약관 등에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는 "DGB생명이 업계 상식에 반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소비자에게 중대한 내용을 기초서류 등을 통해 사전에 안내하지 않았다면 기초서류 준수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기초서류 준수 의무를 위반한 보험사들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보험계약자의 이익을 침해하거나 기초서류 신고의무를 회피한 경우 등이 대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설명의무 위반 ▲보험금 지급 안내업무 불철저 ▲보험계약 부당해지 ▲보험금 부지급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과거 해당 상품을 판매했던 설계사는 "판매 당시 기초서류는 물론 가입설계서와 교육자료 어디에도 이 같은 내용의 안내가 없었다"면서 "타사보다 긴 보험계약 유지기간으로 인해 가입자가 몰린 탓에 소비자 피해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뉴스포트는 DGB생명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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