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행위 따라 보장...누적가입한도 없는 암보험 ‘확전 양상 ’

DB손보 특약 확대 적용...생보사도 출시 검토

김승동 승인 2023.11.06 17:53 의견 0

암보험을 두고 보험사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누적 가입 한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보장 추가가 가능한 특약을 탑재하고 나서는 것. 그간 암보험은 진단금 위주의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치료행위에 따른 보장으로 전장이 변경되고 있는 셈이다.

암은 중대한 질병이다. 암에 걸린 후 치료를 받지 않는 사람은 없다. 치료행위 보장은 기존 진단금 보장 상품보다 저렴해 합리적으로 암에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DB손해보험이 치고 나가자 다른 보험사들도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이달 1일부터 어린이보험과 간편(유병자)보험에 치료행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특약을 탑재했다. 이 특약은 암 치료 방법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게 가장 큰 특징. 치료행위가 아닌 진단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했던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진화한 것이다.


DB손보는 암 치료법을 크게 ▲수술(비관혈수술 1점, 관혈수술 2점) ▲약물치료(일반항암약물 1점, 표적항암약물 2점) ▲방사선치료(일반항암방사선 1점, 양성자방사선 2점) 등 3가지로 구분했다. 치료행위 난위도가 낮으면 1점, 높으면 2점을 부여한다.

동일한 치료군에 속하는 치료를 여러 차례 받을 경우엔 가장 점수가 높은 치료행위를 1회 적용해 암치료 포인트를 산정한다. 비관혈수술과 항암약물치료, 항암방사선치료는 1점, 관혈수술과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 항암양성자방사선치료는 2점에 해당한다.

보험금은 치료행위에 따른 누적 포인트에 따라 지급한다. ▲1점은 가입금액의 10% ▲2점 50% ▲3점 100% ▲4점 150% ▲5점 200%다. 가령 비관혈수술(1점)을 한 이후 표적항암약물치료(2점)를 받고 동시에 양성자방사선치료(2점)를 병행하면 치료점수는 5점이다.

이 경우 치료행위에 따른 누적 포인트가 5점이다. 50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했다면 가입금액의 2배인 1억원을 보장받는다.

만약 최초 암에 걸려 치료를 받았을 때는 비관혈수술(1점), 일반항암약물치료(1점), 일반항암방사선치료(1점)를 받았다고 하자. 이때 누적 점수는 3점이다. 이에 가입금액 100%에 해당하는 5000만원을 보장 받게 된다.

그런데 3년 후 암이 전이·재발되어 다시 치료를 받았다고 하자. 이때 치료법으로 관혈수술(2점), 표적항암약물치료(2점), 양성자방사선치료(2점)를 받았다. 이 경우 5000만원의 보험금을 추가로 받게 된다. 최초 암을 치료할 때 3점(가입금액의 100%)의 치료행위를 했고, 전이·재발에 2점의 치료행위를 추가로 진행해 5점(가입금액의 200%)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이 상품은 지난 6월 흥국생명이 처음으로 판매를 시작, 상품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9월에는 메리츠화재, 흥국화재가 일부 상품에 해당 특약을 탑재했다. DB손보는 10월에 이 특약을 일부 상품에 탑재했고, 이달 초에는 탑재한 상품군을 넓혔다. 현재 일부 생보사도 해당 특약(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해당 상품이 생·손보의 새로운 격전지로 변해하고 있는 셈이다. 진단금 위주의 암보험 시장이 포화되어 새로운 컨셉의 상품으로 보험사가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이 상품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진단금 위주의 암보험 대비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보험료”라고 말했다. 이어 “암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치료를 거절할 사람은 없다”며 “경증·중증에 따라 치료행위가 달라지며, 이에 따라 보장받는 보험금도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즉 저렴한 보험료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인 사망원인 중 암은 지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완치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리적인 보험료로 암치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 상품은 기존 암보험 가입자도 부담스럽지 않은 보험료로 추가가입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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