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 음주 사고, 운전자에 최고 7억 청구 될 듯
음주운전 책임한도 '무한'...피해자는 보험사가 '우선 보상'
여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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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7 17:15 | 최종 수정 2023.04.1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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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취운전자 A씨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 4명을 덮쳤다. 9살 B양은 사망했고, 나머지 3명도 크게 다쳤다. 사고를 낸 A씨는 당시 소주 1병 이상을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8일 오후 2시경 발생한 일이다.
운전자 A씨는 만취 상태로 운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민식이법)을 위반했다. 여기에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최고 7억원 가까운 사고부담금까지 물어야 한다. 한 번의 사고로 패가망신하게 되는 셈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운전자 A씨는 민식이법에 따른 처벌 외에도 자동차 의무보험 한도 내에서만 최고 6억90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치러야 한다. 이는 지난해 7월 28일부터 시행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개정안 제29조(보험금 등의 지급 등)에 따른 것이다. 부담 수위가 대폭 강화된 만큼 음주 운전자에게는 앞으로 강력한 ‘철퇴’로서 작용할 전망이다.
개정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서는 마약·약물, 음주, 무면허, 뺑소니 사고 시 운전자가 사고 부담금을 전액 보상해야 한다. 자동차보험 의무보험 한도 내에서 가해자가 사고당 최고 대인 1000만원, 대물 500만원만 부과하면 됐다.
사고부담금은 중대 법규 위반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이를 예방하고자 사고를 낸 이가 일부 보험금을 부담케 하는 제도다.
가해자는 대인 사망시 1명당 1억5000만원, 부상시 3000만원 부담한다. 대물은 사고당 2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또 이전에는 음주운전 대인사고의 경우 사망자·부상자 수와 무관하게 사고당 1000만원만 부과하면 됐지만, 이제는 사망자·부상자 수에 따라 사고부담금이 별도 부과된다. 피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은 보험사에서 우선 보상한 후 보험사가 가해자 A씨에게 구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론상 가해자에게 구상될 수 있는 금액은 ‘무한’이다. 피해자 수가 증가할수록 가해자 부담액 역시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것.
가령 음주운전 사고로 10명이 부상 및 후유장애를 입었다면, 부상 1인당 최고 3000만원으로 총 3억원, 후유장애 1인당 최고 1억5000만원으로 총 15억원을 부담해야 한다. 한 번의 음주운전 사고로 의무보험 한도 내에서만 최고 18억원을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관련 부처 담당자는 “만약 A씨가 신법 적용 대상자(지난해 7월 28일 이후 보험계약 갱신자)라면, 과거 대비 사고부담금이 매우 커질 것”이라며 “1명 사망으로 최고 1억5000만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어린이 3명의 부상과 후유장애에 대해 각각 최고 3000만원, 1억50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주운전 사고는 12대 중과실 사고의 하나로 운전자보험 보상 대상이 아니다”며 “보험금이 자동차보험 의무보험 한도 이상으로 나온다면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로 가므로 가해자가 책임질 금액이 더욱 불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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