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손보, 퇴직연금 3조 증발...단기차입은 '땜질 처방'

수익성·건전성 악화..."이익체력 감소 할 듯"

김승동 승인 2023.01.16 06:00 의견 0

롯데손해보험이 유동성 암초에 부딪혔다. 퇴직연금에서 대규모 자금이 이탈했다. 이를 대비해 지난해 단기차입 한도를 늘렸지만 땜질식 처방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에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롯데손보 퇴직연금 자산이 약 3조원 증발했다고 알려졌다. 롯데손보가 제시한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자금이 일시 이탈한 것이 배경이다. 퇴직연금은 연말 만기에 업권 내·외 경쟁이 가열되는데 롯데손보는 업권이 제시한 6~7%의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낮은 5.15%의 금리를 제시했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규모는 약 7조원 수준이었다.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가 인수했을 당시 규모는 7조7076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퇴직연금을 강화하면서 9조6027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9조708억원억원을 보유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를 인수하며 롯데그룹 퇴직연금을 5년간 유지한다는 조건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탈한 퇴직연금 자산은 대부분 롯데그룹 이외의 물량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퇴직연금 자금이탈에 대비, 단기차입(환매조건부채권·RP) 한도를 기존 15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늘렸다. 일시 자금이탈로 유동성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길어야 1분기까지 3개월 간 유동성 문제를 방지하는 땜질식 처방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RP는 만기가 1~3개월로 짧기 때문이다.

롯데손보는 퇴직연금 규모가 큰 보험사다. 총 부채 대비 퇴직연금 부채가 50% 이상(한국신용평가, 2022년 2분기 기준)인 유일한 보험사다. 유동성비율도 121%로 손해보험업계 단순평균 182% 대비 낮다. 유동성비율은 지급보험금 대비 3개월 이내에 즉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비율을 의미한다.

퇴직연금 자금 일시 유출로 롯데손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조건부자본증권 등 자본성 채권을 추가 발행할 가능성이 크다. 이자비용이 더 발생할 수밖에 없다. 또 자산운용할 재원도 대폭 줄었다. 이에 투자이익도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전문가는 “RP 등 단기차입 자금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외부자금 조달을 통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은 줄고 이자비용은 커질 것”이라며 “이는 롯데손보 이익체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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