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무시한 KB손보...유사암 산정특례 도마 위

금감원, 유사암 보장금액 일반암의 20% 한도로 설정 권고
KB손보, 신규 담보 도입하며 금감원 권고 무시

김승동 승인 2022.12.28 17:17 | 최종 수정 2023.01.03 11:00 의견 0

KB손해보험이 금융감독원의 권고를 무시하고 유사암 관련 신규 담보를 개발·판매해 도마에 올랐다.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에서 벗어났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유사암 보장금액을 통상적인 소득보장 금액에 맞출 것을 주문했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이달 ‘암 산정특례 특별약관’을 출시했다. 이 특약은 암에 걸려 산정특례 대상자가 되면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한다.

산정특례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고액의 진료비가 발생하는 암 등 중증질환자의 의료비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다. 즉 의료비 대부분을 국가에서 부담하고, 일부만 환자가 부담한다는 의미다. 암의 경우 의료비의 5%만 환자가 부담한다. 안성특례 대상 암 종에는 보험사가 유사암으로 구분하는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도 포함된다.

KB손보 암 산정특례 특약에 가입하면 2000만원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

문제는 금감원이 유사암 보장금액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는 데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 예방 모범규준에 따라 유사암 보장금액을 ‘통상적인 소득보장 금액’에 맞출 것을 권고했다. 실제 치료비보다 너무 높은 금액을 보장하면 도덕적해이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일반암 진단금 보장금액의 최대 20% 수준에서 유사암 진담금을 보장하도록 상품을 개정했다. KB손보도 일반암 진단금 500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에 가입하면, 유사암을 최대 1000만원까지 보장받을 수 있도록 상품을 바꿨다.

하지만 이달 출시한 암 산정특례 특약에 가입하면 유사암 보장금액이 3000만원까지 높아진다. 즉 일반암 보장금액의 60%까지 유사암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금감원의 권고를 무시한 셈이다.

이 특약을 확인한 금감원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상품이 나온 직후 KB손보 관계자를 소집, 문제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KB손보는 곧 특약 판매를 중단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암 산정특례 대상에 유사암까지 포함된다”며 “유사암 보장금액이 통상적인 소득보장 수준을 넘으면, 보험사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사암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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