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리 벼랑끝 간다...한화생명 5.7% 저축보험 판매 '경쟁 과열'
2023년 10억달러 영구채 상환 위한 '미봉책'
보험료 수입으로 유동성 문제 해결...이차역마진 우려
성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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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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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이 이차역마진을 감수하면서도 저축보험 이율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를 통해 판매하는 저축보험의 이율을 업계 최고수준으로 높인 것. 한화생명의 이 같은 행보는 오는 2023년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 행사를 위한 자본 조달의 목적이 배경이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날(7일)부터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5.7% 확정이율을 적용한 5년만기 저축보험을 판매한다. 이는 오는 2023년 4월 10억달러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위해 자본 유동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한화생명은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8년 4월 10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으로 사실상 빚이다. 하지만 만기가 30년으로 길어 영구채(永久債)라고 부르며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한다. 이에 보험사들은 IFRS17을 대비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왔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이나 통상 5년 후 콜옵션을 행사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즉 자본으로 인정하지만 5년만 빌려오는 자본인 셈이다.
한화생명은 2018년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을 차환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1조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금리가 치솟는 등 시장이 불안해지자 발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너무 높은 금리의 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보험료 수입을 통해 가용자본을 늘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즉 돈을 빌려 와 가용자본을 일시에 늘리는 것보다 일시납 저축보험을 대규모로 판매하는 게 회계 전략상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인 셈.
전문가들은 일시납 저축보험의 경우 보증한 이율 보다 50bp(1bp=0.01%) 정도 수익을 기대한다면, 보험사의 자산부채종합관리(ALM)에서 이익이 발생한다고 분석한다. 5.7%의 저축보험을 판매한다면, 6.2%의 자산에 매칭시키면 한화생명 ALM에 문제가 없는 것.
한화생명 등 보험사는 일시납 저축보험으로 쏟아져 들어온 보험료 수입의 대부분을 국고채 5년물에 매칭 투자하고, 일부를 고수익이 나는 대체투자처를 찾았다. 이에 지난달 한화생명이 판매한 4.5% 확정이율 저축보험은 이차역마진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5.7%의 저축보험 판매는 끝까지 왔다는 분석이다. 4일 종가 기준 국고채 5년물 4.2% 수준에 그친다. 무려 1.5%포인트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 것. 즉 한화생명은 이차역마진 손실을 감안하고 고금리 저축보험을 판매한다는 분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맞춰 다른 금융상품과 경쟁하기 위해 이율을 더 높인 상품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회사채의 금리도 높아져 이차역마진 위험은 적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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