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즈금융-보맵, 투자 과정서 신정법 위반 정황
63개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첫 번째 대규모 지분인수 사례
대주주 변경 전 금융위 사전 승인 '누락'
김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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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7 10:05 | 최종 수정 2022.11.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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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금융서비스(에즈금융)가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에 전략적 투자(SI) 과정에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신용정보법)을 위반한 정황이 드러났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법인보험판매대리점(GA)인 에즈금융은 지난 10월 19일 보맵에 50억원 규모의 SI를 진행했다. 에즈금융은 보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단독으로 참여, 보맵의 지분을 확보했다. SI 과정에서 산출한 보맵의 벨류에이션(기업가치)이 48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에즈금융은 50% 내외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문제는 전략적 투자 과정에서 신용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 보맵은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자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는다. 신용정보법 제9조(대주주의 변경승인 등)에 따라 대주주가 되기 전에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에즈금융과 보맵은 금융위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 문제가 된 것.
현재 금융당국이 승인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총 63개사다. 이들 마이데이터 사업자 중 에즈금융-보맵은 대규모 지분인수를 조건으로 진행된 첫 SI 사례다. 이에 법률에서 정한 규제를 완벽히 숙지 못했다는 업계의 관측이다.
에즈금융은 신용정보법 제50조(벌칙) 4항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의 제재를 받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는 진행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전에 금융위원회 신청을 진행했고,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사실상 사전 승인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다.
보맵은 지난 2015년 설립한 인슈어테크(보험+IT) 기업이다. 한때 보험플랫폼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고객의 보험관련 데이터를 분석(보장분석)하는 등의 사업으로 가입자가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지난 2020년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도입으로 보장분석 서비스가 ‘단순 보험추천’이 아닌 ‘상품 중개’라고 규정한 탓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보맵은 금소법으로 인해 GA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금소법 상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GA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진퇴양난에 빠진 것. 보맵의 위상은 급격히 위축됐다.
에즈금융은 지난 2013년 설립됐다. 젊은 설계사가 종신보험 중심으로 영업, 빠르게 사세가 확장됐다. 2016년에는 설계사규모 500명 이상으로 대형GA로 등록됐고, 2019년에는 2000명을 초과, 2021년에는 3000명을 넘어서며 초대형GA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그러나 대규모 설계사 이탈이 발생, 현재 2000명 중반 수준에서 유지 중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에즈금융과 보맵 두 회사 성장통을 겪고 있다”며 “시너지를 내기 위한 투자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과정에서 일부 법률을 위반하는 등 미스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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