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다 큰 배꼽...한화손보, 재산보험을 저축처럼 판매

재산종합보험에 적립보험료를 높여
예정이율과 만기환급률 강조

성명주 승인 2022.11.02 10:13 의견 0

한화손해보험의 재산종합보험이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장성보험이지만 저축기능을 강조하기 위해 적립보험료를 과다하고 부과했다는 거다. 본질이 아닌 부가기능을 더 강조, 소비자 효용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성공하는 Owner 재산종합보험'의 만기환급률을 높이기 위해 적립보험료를 과다 부과하고 있다. 한화손보의 내부 교육용 자료를 보면 보장보험료는 3만1592원 이나 적립보험료가 26만8406원으로 설계한다. 총 보험료 30만원 중 약 90%가 적립보험료인셈이다.

보장보험료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기 위한 비용이다. 적립보험료는 보험 만기시 사업비를 제외한 보험료의 일부를 환급해주기 위해 적립해 놓는 금액이다.

보험은 보장을 받기 위해 가입한다. 그런데 전체 보험료 중 적립보험료가 비대하게 크다는 건 주객이 전도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처럼 배꼽을 키운 이유는 만기환급률을 높여 저축처럼 판매하기 위해서라고 업계는 지적한다.

한화손보 사내교육용 자료 일부분 갈무리


영업 시설에 사고가 났을 때 보장받는 보험에 예정이율을 확정금리로 표현, 만기환급금을 부각시키는 것은 불완전판매를 유발할 수 있다. 보장성보험을 저축보험으로 오인해 가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적립보험료 부과는 금융감독원이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사항이다. 올해 초 금감원은 일선 손보사에게 장기보장성보험의 적립보험료를 합리적으로 설계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적립보험료를 활용해 보장성보험을 저축보험처럼 판매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금감원의 이 같은 지적은 적립보험료에도 사업비가 붙기 때문이다. 사실상 저축을 위한 보험료지만, 사업비를 차감하기 때문에 은행 적금 대비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가령 적립보험료인 26만8406원을 4%금리의 5년 만기 적금에 가입한다면 1749만원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보험의 만기 환급금은 월납 30만원 기준 5년 만기시 16545만원이다.

가입자는 보험에 가입할 때 보장에만 집중하고, 나머지를 은행에 맡기는 것이 더 유리한 셈이다. 굳이 적립보험료를 키운 상품에 가입, 향후 환급금을 기대할 이유가 없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만기환급금만을 강조한 것이 아닌 경과기간별 환급금 예시가 다 되어 있으며 담보 가입금액과 보장도 표시되어있다"며 "업계 최다와 같은 과장된 문구를 작성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이 보험 만기 시 보험료를 돌려받는 것을 선호해 적립보험료를 높여 환급률을 높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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